최승빈 17언더파로 28개월여 만 통산 2승

‘꿈의 무대’ PGA투어 Q스쿨 병행 ‘강행군’

골프 빅리그 입성한 이승택 조언 많이 받아

“소아 환우에게 희망주는 선수로 거듭날 것”

[스포츠서울 | 파주=장강훈 기자] 골프 빅리그 입성을 꿈꾸는 최승빈(24·CJ)이 생애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최승빈은 19일 경기도 파주 서원밸리 컨트리클럽(파72·7065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더채리티클래식 2025(총상금 10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다섯 타를 더 줄여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했다.

마지막 홀에서 동타이던 동갑내기 친구 김민규(종근당)가 보기를 적는 바람에 최승빈이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바로 뒤 따라온 챔피언조에서 17언더파에 도달한 선수가 등장하지 않아 그린이 아닌 마퀴(18번홀 그린 뒤에 설치한 대형 텐트) 앞에서 우승 기쁨을 누렸다.

2023년 KPGA 선수권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낸 최승빈은 “이 대회가 계속 유지돼서 KPGA투어 선수들에게도 기부에 동참할 기회가 이어졌으면 좋겠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건 기분좋고 보람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회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더채리티클래식은 선수와 갤러리, 후원사 등 대회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기부에 동참하자는 취지로 열렸다. 동아쏘시오그룹이 지난해 처음 꺼내든 ‘모두의 채리티’라는 슬로건 아래 사회적 책임과 골프도 희망을 전하는 스포츠라는 것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초대 대회 때 총상금과 같은 액수인 10억원을 매칭기부 형태로 내놓았고, 출전선수들의 상금 기부(총상금의 10%)와 애장품 경매 등으로 12억원을 조성했다. 이 액수는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한국심장재단, 일호재단 등을 통해 중증 소아암 환우들에게 기부했다.

KPGA 측은 “지난해 94명의 소아 환우가 치료받았다”고 귀띔했다. 올해 적립한 총 기부액과 활용처는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최승빈이 우승소감으로 “기부에 동참해 소아 환우들에게 희망을 주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더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방법은 더 큰 무대에서 더 큰 선수가 되는 일이다. 실제로 최승빈은 PGA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 1차전을 통과했다. 때문에 대회 개막 직전인 13일에야 미국에서 돌아왔다. 시차적응도 마치지 못한 상태로 출전해 첫날 이븐파에 그쳐 컷 탈락 위기에 몰렸다. 2라운드에서 7타를 줄여 기사회생하더니 우승까지 따냈다.

최승빈은 “해외무대에 도전하면서 다양한 코스에서 다양한 선수들과 경쟁하고 있다. 정말 큰 도움이 된다. 시야가 넓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대회에는 KPGA투어 선수 최초로 제네시스 포인트 톱5 특전을 통해 PGA투어 입성에 성공한 이승택(30·경희)이 출전해 더 큰 동기부여가 됐다.

최승빈 역시 “(이)승택이 형이 PGA투어에 입성한 건 정말 큰 동기부여다. 시즌 중에도 승택이 형과 미국 진출에 관한 대화를 많이 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가 미국 무대에 도전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승택이 형 덕분에 자신있게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