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방어’ 나서는 ‘디펜딩 챔피언’ 이승택
“지나해 우승은 PGA 투어 진출에 큰 밑거름”
“나의 골프 한 층 성숙해졌다”
KPGA 투어 선수들에게 새 자극제 됐다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렉서스 마스터즈는 내 꿈을 이뤄준 대회다.”
‘불곰’ 이승택(30·경희)이 생애 첫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지난해 초대 챔피언으로 이름을 올린 ‘2025 렉서스 마스터즈’의 주인공이자, 이제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무대에 진출한 선수가 됐다. 이승택은 “모든 시작은 렉서스 마스터즈였다”고 강조했다.
2015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 데뷔한 이승택은 준우승만 세 차례, 언제나 ‘2% 부족한 선수’로 불렸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경남 양산시 에이원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24 렉서스 마스터즈’는 그의 골프 인생을 바꾼 무대였다.
당시 2타 차 공동 2위로 출발한 최종 라운드. 13번 홀(파5)부터 15번 홀(파5)까지 3개 홀에서 버디-버디-이글로 4타를 줄인 장면은 압권이었다. 결국 5타 차 완승. 112번째 출전 대회에서 감격의 첫 우승을 품었다.

이승택은 당시 상황에 대해 “그동안 놓친 기회와 좌절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리더보드를 보지 않고 집중하려 애썼다. 그게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 우승으로 ‘이승택의 골프’가 한 단계 더 성숙해졌다”며 “당시 경험이 올해 콘페리투어에서 큰 도움이 됐다. PGA 투어 진출의 밑거름이 됐다”고 힘줘 말했다.
실제로 그는 ‘2024 렉서스 마스터즈’ 우승으로 제네시스 포인트 3위에 올라 PGA 투어 큐스쿨 응시 자격을 얻었다. 그리고 올시즌 콘페리투어 포인트 13위로 PGA 투어 카드까지 손에 넣었다.
‘불곰’의 꿈이 현실이 됐다. 이승택은 “당시 우승 인터뷰에서 ‘PGA 투어처럼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골프를 하겠다’고 말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 그 시작이 바로 렉서스 마스터즈였다”고 활짝 웃었다.

‘불곰 효과’도 확실하다. 이승택의 PGA 투어 진출은 단순한 개인의 성공을 넘어, KPGA 투어 선수들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됐다.
KPGA 투어 내 몇몇 선수는 “이승택의 PGA 투어 진출이 도전 의식을 불타오르게 한다. 국내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도전할 수 있는 선례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승택은 오는 30일부터 나흘간 여주 페럼클럽에서 열리는 ‘2025 렉서스 마스터즈’에서 초대 챔피언의 자존심을 걸고 뛴다. 총상금 10억원, 우승상금 2억원이다.
그는 “처음으로 타이틀 방어전을 치른다. 영광스럽고 감회가 새롭다. 지난해처럼, 다시 한번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다짐했다.
‘불곰’ 이승택의 골프는 거칠지만 단단하다. 한 번의 우승이 인생을 바꿨고, 그 무대가 다시 그를 부른다. ‘이승택의 2연패’는 KPGA의 새 역사이자, 한국 골프의 또 다른 서막이 될지도 모른다. km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