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2026년 여행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경험’이 될 전망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여행지에서 여러 숙소를 옮겨 다니는 ‘호텔 호핑’이 새로운 표준으로 부상하고, 좋아하는 스포츠를 현지에서 즐기는 ‘팬덤 여행’이 강력한 동기로 작용하고 있다.
익스피디아 그룹 산하 호텔스닷컴은 28일 서울 풀만 앰배서더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글로벌 여행 인사이트 보고서 ‘언팩 ’26(Unpack ‘26)’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라비니아 라자람(Lavinia Rajaram) 익스피디아 그룹 아시아 지역 PR 디렉터는 “2026년 트렌드의 핵심은 ‘느리고 스마트하게’ 여행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머무는 것을 넘어, 여행자들이 자신의 가치관과 관심사를 반영한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호텔스닷컴은 2026년 한국 여행자를 대표할 주요 트렌드로 ‘호텔 호핑’과 ‘역사를 품은 스테이’를 선정했으며, 이 외에도 ‘팬덤 스포츠 여행’, ‘스크린 투어리즘’ 등이 ‘경험 중심’ 여행을 이끌 것이라 밝혔다.
◇ 韓 핵심 트렌드 ①: MZ세대의 새로운 여행법 ‘호텔 호핑’

‘호텔 호핑(Hotel Hop)’은 한 여행지, 단일 여정 내에서 여러 숙소를 옮겨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이 트렌드는 특히 MZ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한국 여행자 55%가 ‘호텔 호핑’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으며, 이 중 70%는 2곳, 24%는 3곳 이상의 숙소를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호텔을 옮기는 이유는 ‘관광지 간 이동 시간 축소(51%)’라는 편의성(스마트함)과 ‘여행을 더 다양하고 흥미롭게 만들기 위해서(51%)’라는 경험의 다양성을 동시에 추구하기 때문이다.
또한, 응답자 4명 중 1명은 비즈니스와 여가를 결합한 ‘블레저(Bleisure)’가 호텔 호핑에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고 답했다.
◇ 韓 핵심 트렌드 ②: “옛 교도소에서 하룻밤”… ‘역사를 품은 스테이’
‘역사를 품은 스테이(Salvaged Stays)’는 ‘느린 여행’의 일환으로, 역사적 건축미와 현대적 편의성이 조화된 숙소를 선호하는 현상이다. 여행자들이 ‘쉼의 본질’과 ‘과거의 시간을 머무는 경험’을 추구하는 경향을 반영한다.
호텔스닷컴이 발표한 ‘2026 올해의 호텔’ 리스트에 따르면, 이러한 숙소들의 인기는 검색량으로도 증명된다. 옛 학교를 개조한 일본 ‘더 호텔 세이류 교토 기요미즈’의 검색량은 194% 급증했으며, 옛 교도소를 리모델링한 영국 ‘보드민 제일 호텔’은 110%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 외에도 옛 기차역, 은행, 양조장 등이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는 숙소로 재탄생하고 있다.
◇ 경험의 확장 ①: “야구 보러 부산 간다”… ‘팬덤 스포츠 여행’

‘경험 중심’ 여행의 또 다른 축은 ‘팬덤 스포츠 여행(Fan Voyage)’이다. 이는 단순히 경기를 관람하는 것을 넘어, “현지의 열기와 문화를 직접 체험”하려는 욕구가 반영된 트렌드다.
국내 여행객 67%는 특별한 스포츠 이벤트를 보기 위해 국내 여행을 계획 중이며, 21%는 해외 원정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관심 있는 스포츠 체험으로는 한국의 야구(43%)가 1위를 차지해, 야구 시즌에 맞춘 원정 응원 여행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음을 입증했다. MZ세대의 68%는 지역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경기장 가장 앞자리를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 경험의 확장 ②: 드라마 속 그곳으로… ‘스크린 투어리즘’
영화나 TV 프로그램 속 배경지에서 영감을 받아 여행지를 선택하는 ‘스크린 투어리즘’ 역시 강력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2022년 익스피디아가 처음 주목한 이 트렌드는 미국에서만 약 80억 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여행객 53%가 “지난 1년간 스크린 투어리즘에 관심이 커졌다”고 답했으며, 특히 MZ세대의 81%는 스크린에서 본 콘텐츠를 기반으로 여행을 계획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에서는 여행객 48%가 TV나 영화 속 장소를 검색한 경험이 있으며, 44%는 실제 여행을 고려했다. 여행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콘텐츠는 지상파 TV 프로그램(59%)이었으며, 소셜 미디어(45%)와 스트리밍 서비스 영화(43%)가 뒤를 이었다.
한편, 한국 진출 21주년을 맞은 호텔스닷컴은 ‘여행 커뮤니 L’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하리 나이르 수석 부사장은 “이디야커피, CJ올리브영 등 한국 브랜드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AI 필터나 가격 변동 추적 같은 기술을 통해 ‘경험 중심’의 여행을 떠나는 한국 여행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socool@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