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배우 고(故) 김주혁이 세상을 떠난 지 8년이 되어간다.

김주혁은 2017년 10월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영동대로 인근에서 차량 전복사고를 당해 향년 45세로 생을 마감했다. 평소 건강에 이상이 없던 그의 갑작스러운 사고는 연예계와 대중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사고 당시 김주혁은 SUV를 몰다 앞 차량을 들이받은 뒤 인도로 돌진했다. 차량은 아파트 벽을 들이받고 계단 아래로 추락해 크게 파손됐다.

앞차량 운전자는 경찰조사에서 “추돌 직후 김 씨가 가슴을 움켜잡고 있었고 이후 갑자기 다시 돌진해 아파트 벽을 충격했다”고 진술했다. 김주혁이 사고직전 심근경색 증상을 보였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 이유다.

추락후 김주혁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사인은 머리뼈 골절 등 머리 손상으로 밝혀졌다.

1998년 SBS 8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김주혁은 원로 배우 고 김무생의 아들이지만, 부친의 후광대신 스스로의 길을 개척한 배우였다.

영화 ‘YMCA 야구단’ ‘홍반장’ ‘아내가 결혼했다’ ‘공조’ ‘독전’ 등에서 폭넓은 연기를 선보이며 자신만의 색깔을 구축했다.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구암허준’ ‘아르곤’ 등을 통해서는 진중하면서도 따뜻한 존재감으로 사랑받았다.

유작 ‘독전’에서 그는 아시아 최대 마약상 진하림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남겼다. 이 작품으로 제39회 청룡영화상, 제55회 백상예술대상 등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정부는 고인의 공로를 기리며 국무총리 표창을 수여했다.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에서는 ‘구탱이형’이라는 애칭으로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꾸밈없고 소탈한 성격은 배우 김주혁의 또 다른 얼굴이었다. 그는 영화에서도 상대를 돋보이게 하면서 자신도 빛난 인물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나흘전, 2017년 10월 27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제1회 더 서울어워즈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남긴 소감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그가 생전에 남긴 마지막 소감이었다.

김주혁은 “연기생활한지 20년이 되는데 영화에서 상을 처음 타본다. 큰 상을 받아 감사하다. 로맨틱코미디를 많이 해서 악역에 갈증이 있었다. ‘공조’의 최기선 역할이 악역인데 기회를 주신 영화 ‘공조’ 감독님께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늘에 계신 부모님이 주신 상 같다”라고 덧붙였다.

팬들은 불과 사흘 뒤 비보를 떠올리며 연기에 대한 그의 진정성과 부모를 향한 그리움이 담긴 이 소감을 다시 새겼다.

고인의 유해는 충남 서산시 대산읍 가족 납골묘에 안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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