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2023년 통합우승-2024년 3위-2025년 통합우승.’
LG가 3년 연속 최상위권에 안착하며 명실상부 2020년대 리그 최강팀 반열에 올라섰다. LG의 한국시리즈(KS) 우승은 1990년, 1994년, 2023년에 이은 통산 4번째. 2020년대 들어 두 번 우승한 유일한 팀이다.
10월 끝자락, LG가 올시즌 ‘2강 구도’를 구축한 한화를 꺾고 2년 만에 통합우승을 이뤘다. 개막 직후 7연승을 달리는 등 한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까지 넘봤다.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고, 4승1패 압도적인 성적으로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근래 들어 압도적인 전력으로 연거푸 우승 트로피를 들은 팀이 사라졌던 점을 고려하면 LG의 최근 3년 성적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지난시즌 우승팀 KIA는 8위에 그친 데다가, KS 2연패 팀은 2015~2016년 두산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흔히 스포츠에서는 장기간 리그를 지배한 팀을 ‘왕조’라고 칭한다. 보편적 기준인 ‘3년 연속 우승’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한 만큼 왕조 타이틀을 붙이기에는 시기상조일 수 있겠지만, 올시즌 ‘디테일 야구’를 통해 보여준 LG의 저력은 분명하다.
2년 만에 통합우승을 일궈낸 염경엽 감독 역시 “야구에 LG 컬러를 입히고, 디테일의 까다로움일 입힌 게 가장 큰 수확”이라며 “3년에 걸쳐 심은 이미지인데, 올해 느낀 것은 우리가 쉽게 무너지지 않고, 버텨낼 힘이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몇 차례 고비도 있었다. 주축 선수 홍창기-오스틴 딘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전력에 구멍이 생겼고, 설상가상 오지환-문보경의 부진이 겹치며 타선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올시즌 맹활약을 펼친 신민재부터 백업 자원으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준 구본혁-최원영 등이 힘을 보탰다.
주전뿐 아니라, 대기 전력까지 자신의 몫을 해내는 등 LG의 탄탄한 로스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인 셈이다. 게다가 OPS에서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0.755에 머물렀던 3년 전과 달리 2024년에는 0.780, 올해는 삼성에 이어 리그 2위인 0.770을 기록했다.
트로피의 개수가 아닌, 단기간 ‘강함’을 재현한 팀이 결국 왕조의 길에 들어선 것은 아닐까. 염 감독은 “구단에서 박해민-김현수를 잡아줬으면 좋겠다”며 “이재원도 키우면 팀이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본다. 부상자가 나와도 크게 안 흔들릴 것”이라고 밝혔다. 다소 애를 먹인 불펜 보강도 언급하며 “내년 신인 투수 가운데 2명 정도를 불펜으로 키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ssho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