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윤새봄 기자] 한국관광공사는 단순한 여행지 소개를 넘어, 여행자가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경험하는지를 담은 콘텐츠 ‘요즘여행’의 네 번째 테마, ‘소도시 여행’을 공개했다. 요즘여행은 아직 대중화되진 않았지만, 감각 있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주목받으며 향후 트렌드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은 국내여행의 다양한 매력을 소개하는 콘텐츠로 격월 단위로 발간하고 있다.
11월에 추천하는 테마는 ‘소도시 여행’으로, 인구 규모는 작지만 지역 고유의 이야기와 생활의 결을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를 새로운 시선으로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규모보다는 개성, 속도보다 깊이를 중시하는 이러한 여행 형태는 지역의 자원을 현대적으로 재창조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확산하고 있다. 과거의 흔적이 남은 골목과 오래된 시장, 전통문화의 결을 잇는 공간들이 여행자들에 의해 새롭게 발견되고 예술·체험·디지털기술 등과 결합해 다시 살아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소도시 여행은 지역의 과거 이야기를 현재의 감성으로 되살리며 익숙한 일상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지속가능한 관광의 한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
관광공사의 ‘요즘여행’ 을 통해 추천된 소도시는 ▲소규모 로컬 체험 여행 ‘남해 외갓집’(경남 남해) ▲묵호, 걸으면서 즐기는 항구 소도시 여행(강원 동해) ▲시간이 느려지는 꼬부랑길, 슬로시티 대흥(충남 예산) ▲바다와 유자향이 머무는 곳 ‘고흥스테이’(전남 고흥) ▲‘천천히, 깊이’ 담양 창평에서 보낸 1박 2일(전남 담양) 등 총 5개다.
◆ 소규모 로컬 체험 여행 콘텐츠 ‘남해 외갓집’
독일마을과 미국마을 같은 이국적인 명소와 금산 보리암, 다랭이마을 등 향토적 문화유산이 공존하는 경상남도 남해는 한려해상국립공원 내 유일한 군(郡) 소재지로, 2025년 8월 기준 인구는 3만9832명이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덕분에 수많은 여행자가 남해를 찾는다

남해관광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남해 외갓집’은 이러한 남해의 일상을 밀도 있게 체험할 수 있는 소규모 로컬 여행 콘텐츠로, 고향의 따뜻함과 푸근함 속에서 편히 쉬어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드로잉화가 안설별 씨의 ‘남해 언니네 드로잉 어반스케치 체험’, 도자기공방 ‘티라와 흙꿉노리’의 ‘티라 삼촌네 외갓집 도자기 원데이클래스’, 봉화마을 GAP 인증 농가의 ‘광수 삼촌네 친환경 블랙베리 체험’ 등 세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현지 예술가와 농부의 개성이 묻어나는 체험을 제공한다. 프로그램은 ‘남해로온’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함께 둘러보기 좋은 명소로는 다랭이마을이 있다. 바닷가의 가파른 산비탈을 깎고 석축을 쌓아 만든 700여 개의 계단식 논이 108층을 이루며 장관을 펼친다. 이 절경을 따라 이어지는 ‘다랭이지겟길(남해바래길 11코스)’을 걷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 묵호, 걸으면서 즐기는 항구 소도시 여행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시 묵호항은 서울에서 KTX로 약 2시간 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소도시 여행지로, 모든 명소가 도보 30분 이내에 모여 있어 차 없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동해 DMO가 운영하는 ‘뚜벅아, 라면 묵호 갈래?’ 프로그램은 묵호 골목을 걷고 바다를 보며 라면을 끓여 먹는 투어로, 개별 포토투어와 가이드 동행 단체 투어로 나뉜다. 개별 투어는 향기 디퓨저와 로컬 책방에서 스탬프북을 받아 시작해 국내 최초 ‘연필뮤지엄’과 카페 전망대를 거치고, 발한삼거리·동쪽바다중앙시장·청년몰 ‘싱싱스’를 지나 ‘논골담길’ 벽화마을과 묵호등대, 영화 ‘봄날은 간다’의 촬영지인 ‘삼본아파트’까지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문화팩토리 덕장’에서 문어나 묵호태 보푸라기 등 해산물 토핑이 랜덤으로 제공되는 라면을 끓여 먹으며 마무리한다.
이외에도 해발 59m의 스카이워크와 사이클 체험이 가능한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바다 위 산책로 ‘해랑전망대’, 그리고 ‘거동탕수육’의 문어 짬뽕과 ‘오뚜기칼국수’의 장칼국수 등 다양한 먹거리도 즐길 수 있다.
◆ 시간이 느려지는 꼬부랑길, 슬로시티 대흥

충남 예산군 대흥면 봉수산 자락의 고샅길은 땅따먹기·고무줄놀이를 하던 어린 시절의 정취가 남은 곳으로, 느릿한 풍경 속에서 진짜 힐링을 느낄 수 있는 소도시 여행지다.
이곳의 대표 명소는 ‘의좋은 형제마을’로, 형제의 우애로 유명한 이성만·이순 형제가 살던 곳이며 우리나라 여섯 번째, 중부권 최초의 슬로시티로 지정됐다. 슬로시티 대흥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느린 꼬부랑길’을 걷는 것으로, 1코스 옛 이야기길은 1,000년 넘은 느티나무 ‘배 맨 나무’와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전해지고, 2코스 느림길은 대흥동헌·달팽이 미술관·대흥향교를 잇는다. 3코스 사랑길에서는 봉수산 자락의 고즈넉한 마을 풍경이 펼쳐진다.

대흥슬로시티는 ‘자연 보존·전통 계승·주민 주도’를 원칙으로 하며, 주민이 직접 가꾼 ‘손바닥 정원’은 마을 고양이의 쉼터이자 방문객에게 따뜻한 여유를 선사한다.
◆ 바다와 유자향이 머무는 곳 ‘고흥스테이’

전남 고흥군이 운영하는 ‘두 지역 살아보기 주말愛 고흥愛 고흥스테이’ 는 다른 지역 거주자가 고흥에 체류하며 지역의 여행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체류형 프로그램이다. 총 12세대가 참여하며, 숙박과 공동시설 요금 등 주거비가 지원된다.

도보 10여 분 거리에는 110년 역사의 고흥전통시장이 있다. 숯불생선구이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시장을 둘러본 뒤에는 수령 840년의 남계리 느티나무, 1871년에 조성된 옥하리 홍교, 존심당 역사문화공원 등 고흥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명소를 함께 돌아볼 수 있다. 현재 고흥스테이에는 5기 참가자들이 거주 중이며, 한 참가자는 “고흥은 너무 복잡하지 않으면서 문화생활을 충분히 즐길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고흥에서 머무는 시간은 바다와 유자향을 느끼며 지역의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특별한 휴식이다.

11월 6일부터 9일까지 풍양면 한동리에서 ‘제5회 고흥유자축제’ 가 열린다. 국내 유자 최대 생산지답게 ‘사람향기! 유자천국!’을 주제로 대형 유자 조형물과 포토존이 마련되고, 야간에는 루미너리쇼와 드론쇼가 펼쳐질 예정이다.
◆ ‘천천히, 깊이’ 담양 창평에서 보낸 1박 2일

전남 담양군 창평 삼지내마을은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느린 걸음으로 마을을 거닐며 고가, 토석담, 한옥, 민박, 카페 등 다채로운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소도시 여행지다.

고재환가옥·고재선가옥 등 국가등록문화유산과 함께 지역 특산물인 창평국밥, 창평쌀엿, 한과, 석탄주 등을 맛볼 수 있으며, 술빵 만들기·인문학 강좌 등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숙박은 100여 년 된 고택부터 아담한 민박까지 선택 가능하며, 죽녹원과 관방제림 등 한국관광 100선 명소를 산책과 체험으로 연계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요즘여행’을 통해 선보인 콘텐츠와 다섯 작가의 생생한 체험기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누리집 요즘여행 테마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newspring@sportsseoul.com (사진 = 한국관광공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