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더 이상 귀엽기만 하지 않아.”

데뷔곡 ‘마그네틱(Magnetic)’으로 K팝 시장의 새 역사를 썼던 그룹 아일릿(ILLIT)이 컴백을 앞두고 정체성을 뒤흔드는 파격 변신을 예고했다.

풋풋한 이미지를 완전히 벗었다. 그동안 보여준 적 없는 묘한 매력이다. 최근 공개된 콘셉트 포토를 보면 무채색의 오래된 사무실과 대비되는 유니크하고 키치한 비주얼, 과감한 헤어 컬러와 시크한 표정 등 다크 요정 콘셉트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오는 24일 발매되는 싱글 1집 ‘낫 큐트 애니모어(NOT CUTE ANYMORE)’에 그대로 담았다. 마냥 귀엽게만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을 직관적으로 표현했다. 수록곡 ‘낫 미(NOT ME)’는 “누구도 나를 규정할 수 없다”는 의지를 담았다.

앨범 팩샷에도 “사람들은 나를 알기도 전에 귀엽다고 하고, 알고 나서도 계속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예상치 못한 모습들이 정말 많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과감한 시도를 하겠다는 속내가 엿보인다.

파격 변신에는 글로벌 역량도 뒷받침된다. 타이틀곡 프로듀싱은 미국 빌보드 ‘핫 100’ 1위 및 그래미 후보에 오른 글로벌 프로듀서 재스퍼 해리스가 맡았으며, 샤샤 알렉스 슬론, 유라 등 국내외 싱어송라이터들이 작업에 참여했다. 여기에 윤아와 민주, 모카는 수록곡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리며 성장한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들은 이미 K팝을 넘어 글로벌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있다. 아일릿은 ‘포켓몬스터: 메가볼티지’의 OST ‘비밀찾기’를 가창해 애니메이션 팬들에게도 다가섰으며, 영국 패션 브랜드 ‘애슐리 윌리엄스’와 협업하고 ‘리틀 미미’ 머치 음반을 선보여 1020 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정식 앨범 발매 전부터 ‘FNS 가요제’에 2년 연속 초청받고, 오리콘 차트 최상위권을 휩쓰는 등 막강한 티켓 파워를 과시했다.

아일릿은 지난 8~9일 양일간 서울에서 열린 앙코르 콘서트 ‘글리터 데이 앙코르(GLITTER DAY ENCORE)’를 통해 팬덤 글릿(GLLIT)과 뜨겁게 호흡했다. 당시 멤버들은 시크한 표정으로 신곡 안무를 살짝 선보이는 깜짝 스포일러를 했다. 공연 말미에는 “오늘부로 우리의 귀여움은 끝났다. 이제 귀엽다는 말은 금지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귀엽고 깜찍한 매력으로 승부한 아일릿의 당당한 선언이자, 다크 요정으로 K팝 신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이미 한 차례 ‘마그네틱’으로 가요계를 휩쓴 바 있는 아일릿의 급격한 변화, 그 이름값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