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만 금메달 4개 폭발

양지인 25m 권총 개인-단체 석권

오세희 50m 복사 개인-단체 싹쓸이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2025 ISS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사격 대표팀이 14일 2개 종목에서 금메달 4개를 획득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양지인(한국체대)이 여자 25m 권총에서, 오세희(충북보건과학대)가 여자 50m 복사에서 각각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모두 차지하며 2관왕에 올랐다.

◇양지인, 올림픽에 이어 세계선수권 정상 등극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지인은 여자 25m 권총 개인전 결선에서 40점을 기록하며 중국의 야오치안쉰(38점)을 2점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인도의 에샤 싱이 30점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25m 여자 권총 결선은 급사 방식으로 진행되는 고난도 경기다. 양지인은 13일 진행된 완사를 10위로 통과하며, 사격감을 조율했으나, 급사의 여왕답게 급사 본선 경기 3시리즈를 모두 100점 만점으로 통과하며 1위로 결선에 올랐다. 이후 결선 시작부터 완벽한 5발 전체 명중으로 선두를 차지하며 강력한 우승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의 야오치안쉰이 끝까지 추격했지만, 양지인이 안정적인 사격으로 최종 40점을 기록 2첨차로 우승을 확정하며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세계선수권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25m 권총, 단체전도 금메달 획득

각국 참가 선수 3명의 본선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결정하는 단체전은 양지인, 오예진(IBK기업은행), 남다정(우리은행)이 호흡을 맞춰 합계 1757점을 기록하며 세계최강팀의 면모를 과시했다.

중국팀(야오치안쉰, 천지아, 쑨위제)이 1753점으로 은메달을, 프랑스팀(라몰, 예드르제브스키, 엘로이즈 푸레)이 동메달을 획득했다.

◇오세희, 3자세의 아쉬움을 복사에서 설욕하며 금메달

충북보건과학대 오세희가 여자 50m 복사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오세희는 626.5점을 기록하며 노르웨이의 예네테 헤그 듀에스타드(625.9점)를 0.6점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덴마크의 베티나 융그렌 페테르센이 625.1점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지난 12일 열린 50m 소총 3자세 결선을 5위로 마감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날 복사 종목에서 그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냈다.

결정적인 순간은 4번째 시리즈였다. 오세희는 이날 경기에서 두 번째로 높은 점수인 105.5점을 쏘며 처음으로 선두에 올라섰다. 듀에스타드와 페테르센이 바짝 추격했고, 팀 동료인 임하나(화성특례시청)와 이계림(화성특례시청)도 상위권을 유지했다.

오세희는 5번째 시리즈에서 104.9점, 마지막 6번째 시리즈에서 104.3점을 기록하며 끝까지 안정적인 사격을 선보였다.

◇한국, 50m 복사 단체전도 압도적 우승

오세희(충북보건과학대)는 개인전 금메달에 이어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했다. 오세희, 이계림(화성특례시청), 임하나(화성특례시청)로 구성된 한국팀은 1872.8점을 기록하며 여유있게 금메달을 차지했다.

오세희는 “3자세 결선에서의 아쉬움을 복사에서 다 털어내고 나온 듯하다. 이렇게 큰 대회는 처음이라 다른 기대 없이 내가 잘한 것들, 해야 하는 것들에 집중했다. 내 이름이 어느새 맨 위에 올라가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뿌듯했다. 후회 없이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좋다”고 말했다.

양지인은 “올해 마지막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서 너무 기쁘다. 작년엔 올림픽 챔피언을 했는데 올해는 월드챔피언을 하게 되어서 매우 기쁘다. 조금 성장한 것 같아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우승의 기쁨을 전했다.

◇한국 사격, 세계선수권에서 빛나는 성과

이날 금메달 4개를 획득한 한국은 ISSF 카이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6개를 포함, 총메달 수 11개로 인도를 제치고 중국에 이어 종합 순위 2위에 올랐다.

대회는 18일까지 계속되며, 한국 대표팀은 남은 종목에서 추가 메달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회를 마친 선수단 본진은 16일 오후 6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