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인방 WBC 안 나가길

다저스 감독의 솔직한 속내

내년시즌 준비를 위해

다저스 3인방 선택은?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한국 대표팀에게 ‘희소식(?)’이 될까. 메이저리그(ML) 최고 투·타 에이스로 구성된 일본 대표팀의 핵심 전력이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불참할 가능성이 언급됐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53) 감독이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으면서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일본 OTT ‘아베마’와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는 우리 팀 선수들이 WBC에 참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수의 선택을 존중하겠다는 원칙을 밝히면서도, 본심은 분명했다.

다저스에는 일본 대표팀 주축 이름들이 모두 포진해 있다.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다. 3명 모두 다저스의 핵심 전력이다. ML 전체를 기준으로 봐도 특급 자원이다.

특히 오타니는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다. 3년 연속 만장일치 MVP라는 전인미답 기록을 세웠고, 투타 겸업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야마모토는 올시즌 월드시리즈에서 무려 세 차례 등판해 세 번 모두 승리투수가 되며 다저스 우승에 직결된 활약을 펼쳤다. 사사키는 시즌 중반 어깨 부상에서 돌아온 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다저스에서 절대 빠지면 안 되는 선수들이라는 점이다. 반대로 이들이 2023년 WBC에서도 일본 우승을 이끌었다는 점을 떠올리면, 내년 WBC 역시 참가가 유력한 상황이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의 발언은 이 가능성에 작은 변곡점을 만들고 있다.

물론 로버츠 감독은 선수들의 국가대표 출전을 존중한다. 그는 “WBC는 국가에도, 선수 자신에게도 중요한 대회다. 출전 결정은 선수들의 선택”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WBC에 출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야마모토는 올해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사사키는 어깨 부상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오타니 역시 부상 복귀 이후 많은 투구 부담을 짊어졌다. 2026시즌 준비를 위해서라도 휴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팀을 위해선 쉬어야 하는데, 국가대표는 또 다른 시선이 요구되는 자리. 그 사이에서 감독의 현실적 고민이 묻어난다.

오타니 역시 마음을 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는 지난 14일 내셔널리그 MVP 수상 직후 인터뷰에서 “WBC 출전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만큼 부상 관리가 중요하고, 다음 시즌 팀 목표도 크다. 다저스는 로버츠 감독을 중심으로 ‘WS 3연패 도전‘이라는 선명한 목표를 세웠고, 이를 위해서는 ‘건강한 완전체’ 유지가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WBC 출전 여부’는 현실적인 고민거리 일 수밖에 없다.

일본은 내년 3월 WBC에서 한국·대만·호주·체코와 함께 C조에 편성됐다. 한국과 일본의 맞대결은 3월7일 열린다. 언제나 그래왔듯 ‘숙적’이지만, 최근 몇 년간 전력 차는 분명히 있다. 특히 오타니-야마모토-사사키는 일본 대표팀 전력의 중심이다.

이 셋이 빠지면 일본의 투수 뎁스는 크게 흔들린다. 반대로 한국에는 분명한 호재가 된다. 물론 어디까지나 ‘가능성’이다. 로버츠 감독의 발언이 일본 대표팀 구성에 미묘한 충격파를 던진 모양새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