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성, 니시카와 직접 찾아 사과
전날 몸에 맞는 공 기록
일본대표팀 훈련 중 니시카와 직접 만나
국적 불문한 동업자 정신

[스포츠서울 | 도쿄=김동영 기자] 의도한 것은 당연히 아니다. 몸에 맞는 공은 언제든 나올 수 있다. 그래도 마음이 불편했다. 한국 야구대표팀 이호성(21) 얘기다. 일본 야구대표팀 니시카와 미쇼(22_에게 사과했다.
한국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과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평가전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1차전은 4-11로 크게 졌다.
마운드 차이가 컸다. 역대 가장 젊은 대표팀이다. 평균 24.4세다. 투수는 22.2세까지 떨어진다. 그만큼 도쿄돔이 처음인 투수가 많다. 4만 관중 앞에서 던지는 일이 쉬울 리 없다.

제구가 흔들렸다. 볼넷 9개, 몸에 맞는 공 2개 나왔다. 일본은 투수 6명이 단 3개다. 이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투수가 잘 던지면 타자는 언제나 치기 어려운 법이다.
몸에 맞는 공을 하나 던진 투수가 이호성이다. 3-3으로 맞선 5회말 무사 1,2루에서 등판했다. 기시다 유키노리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3-6이다.

이시가미 다이키에게 다시 볼넷을 줬고, 고조노 가이토에게 안타를 맞았다. 다음 니시카와 미쇼다. 카운트 2-2에서 5구째 속구를 던졌는데, 이게 제구가 되지 않았다. 니시카와의 왼팔을 맞고, 헬멧까지 때렸다. 순간적으로 도쿄돔이 탄식으로 가득 찼다.
큰 부상은 아니었고, 그대로 걸어 나갔다. 이호성은 여기서 교체됐다. 성영탁이 올라왔다. 성영탁이 안타 2개 맞아 이호성 책임주자가 모두 홈에 들어왔다. 이호성의 최종 기록은 0이닝 2안타 1볼넷 1사구 4실점이다.

하루가 지나 16일 2차전이다. 이호성이 니시카와를 직접 만났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이호성이 전날 몸에 맞는 공을 던진 니시카와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통역과 함께 연습하고 있는 니시카와를 찾아 사과했다. 니시키와도 웃으며 괜찮다고 반응해줬다”고 설명했다.
운명의 한일전이다. 숙명의 라이벌이라 한다. 이호성은 첫 도쿄돔 등판이었다. 정신이 없었다. 결과도 좋지 않았다. 그래도 같은 선수다. 동업자 정신에 국적은 문제가 안 된다. 이호성이 결과와 별개로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