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손흥민(LAFC)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이적은 선수 황혼기 ‘행복 축구’를 향한 발걸음이었다. 기대대로 올 하반기 단 4개월, 13경기만 뛰고도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BC 플레이스에서 열린 MLS 플레이오프(PO) 서부 콘퍼런스 준결승 밴쿠버 화이트캡스와 단판 대결에서 팀의 0-2로 뒤진 후반 신들린 두 골 활약을 펼치며 팀이 연장을 넘어 승부차기로 향하는 데 이바지했다. 다만 승부차기 키커로 나섰다가 실축, LAFC도 끝내 패하면서 시즌을 마무리했다.
지난여름까지 10년간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누빈 그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특히 지난 5월 토트넘에서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면서 고대하던 클럽 커리어 첫 챔피언 타이틀을 품었다.
새로운 동기부여를 품을 만한 환경을 원했는데 진로를 두고 중동 무대 등 다양한 선택지가 따랐으나 MLS행을 일찌감치 마음먹었다. 국가대표로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이 될 내년 북중미 월드컵이 미국에 열리는 점도 고려했을 뿐 아니라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역시 빅리그를 떠나 MLS를 선택한 것도 그에게 영향을 끼쳤다.
손흥민의 연봉은 1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입단식 때 LA 시장 등이 참석하고 같은 연고지의 다른 프로 스포츠 구단 역시 손흥민을 반길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손흥민의 LAFC 유니폼은 일찌감치 완판돼 구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구단 소셜미디어 팔로워 수 등도 손흥민의 입단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LAFC 홈구장인 BMO 스타디움 뿐 아니라 그가 경기를 뛰는 원정 경기장은 자체 최다 관중 신기록을 지속했다.


경기력은 더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 지난 8월17일 뉴잉글랜드 레볼루션과 MLS 데뷔전에서 도움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일주일 뒤인 FC댈러스전에서는 오른발 프리킥으로 데뷔골을 넣었다. 특히 LAFC 공격을 이끌어 온 가봉 국가대표 공격수 드니 부앙가와 찰떡 호흡을 뽐내며 국내 팬에게 ‘흥부 듀오’로 불렸다.
손흥민은 정규리그 10경기에서만 9골3도움을 기록한 데 이어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3골 1도움을 기록, MLS에서 첫 시즌을 13경기 12골 4도움으로 마무리했다.

MLS는 30개 구단이 동·서부 콘퍼런스로 나눠 정규리그를 치른다. 정규리그 중 6경기를 다른 콘퍼런스 팀과 맞붙는데 모두가 보고 싶어하는 손흥민과 메시의 대결은 이번시즌 성사되지 않았다. 대신 2026시즌 개막전이 열리는 내년 2월22일 LAFC와 인터 마이애미가 격돌한다. MLS 사무국은 리그 최고 흥행 카드인 손흥민과 메시의 대결을 시작부터 꺼내들었다.
손흥민은 밴쿠버전 이후 “새로운 환경, 리그에 적응하고 새로운 선수들을 만나면서 선수로 사람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으면서 더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느꼈던 시즌”이라며 “나는 트로피를 들기 위해 여기 왔다. 오늘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내년엔 모든 대회에서 성공을 거두고 싶다”고 다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