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쿼터 도입…일터 좁아진 선수들

가장 급한 건 ‘최저연봉’ 4년째 제자리

선수협 양현종 회장 “선수 권익 보장 필요해”

‘행동과 태도’도 중요하다

[스포츠서울 | 워커힐=박연준 기자] “선수 권익 보장을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

아시아쿼터 도입으로 국내 선수들의 입지가 좁아졌다. 하나를 내줬다면, 이제는 하나를 받아야 한다. 특히 최저연봉 인상 요구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실적 과제다. 선수협이 움직여야 할 시점이다.

내년시즌 KBO리그에 처음 도입되는 아시아쿼터 제도는 일본·대만 등 아시아권 선수를 외국인 4번째 슬롯으로 영입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국내 선수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절차는 없었다. 특히 아시아쿼터 도입으로 국내 선수들의 출전 기회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선수협 양현종(KIA) 회장은 이 부분을 분명하게 짚었다.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선수협 총회가 끝난 뒤 만난 양 회장은 “선수들은 일자리 문제 차원에서 부정적으로 본다.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 거부할 수는 없지만, 그만큼 선수 권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KBO가 선수협과 대화 창구를 넓히려는 움직임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양 회장은 “이전에는 선수협이 결정된 결과만 받아들여야 했지만, 지금은 사전에 의견을 듣는 분위기가 조금씩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협상 테이블이 열렸다는 셈이다. 이제 선수협이 요구할 차례다.

가장 급한 건 최저연봉이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스포츠인데, 급여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현재 KBO 최저연봉은 3000만원이다. 2021년 2700만원에서 오른 뒤 무려 4년째 동결이다.

다른 국내 프로스포츠와 비교하면 격차가 뚜렷하다. 남자 프로농구는 4200만원, 남자 프로배구는 4000만원이다. 리그 관중은 역대 최고인데, 선수 기본 연봉은 정체돼 있다.

양 회장 역시 이 점을 강하게 말했다. 그는 “계속해 최저연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프로스포츠 중 관중이 가장 많은 종목인데, 최저연봉은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협상을 통해 풀어야 한다”고 짚었다.

선수협에 요구할 명분이 생겼지만, 그만큼 선수들도 스스로 무게를 갖춰야 한다. 양 회장도 “팬들은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며 야구장을 찾는다. 인기가 높아질수록 더 조심하고 더 겸손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도 선수들이 행동을 잘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이는 권리와 책임의 균형에 대한 주문이다.

아시아쿼터 도입으로 변곡점을 맞은 KBO. 이제는 선수협이 어떤 요구를 꺼내 들지, 그리고 KBO와 협상이 제대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