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민규 기자] 이쯤 되면 ‘운명’이라 부를 만하다. 0-2로 몰렸던 한화생명e스포츠가 기어코 두 세트를 연이어 따내며 결승전 승부를 ‘끝장전’으로 끌고 갔다. 이제 남은 건 단 하나의 세트. T1의 첫 우승이냐, 한화생명의 역전 드라마 완성이냐. 2025 케스파컵 결승전은 급격히 뜨거운 클라이맥스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14일 서울 마포구 상암 SOOP 콜로세움에서 열린 ‘2025 LoL KeSPA컵’ 결승전에서 3·4세트를 연달아 가져오며 세트 스코어를 2-2, 원점으로 돌렸다. 특히 4세트는 초반부터 난전이 불타오른 혼돈의 혈전이었다.

4세트는 신호탄부터 달랐다. 서로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라인전은 곧 교전이 됐고, 교전은 폭발적 난전이 되었다. 경기 시작 10분이 되기도 전에 총합 18킬이 터졌다. 곧바로 바텀에서 또 한 번 한타가 열렸고, 이 한타에서 한화생명이 승리하며 킬 스코어를 15대 9까지 벌렸다.

기세상으론 한화생명이 완전히 앞서나가는 듯했다. 그러나 T1은 잘 큰 ‘제카’를 ‘오너’ 문현준이 끊어내며 손해를 최소화했다. 이후 전령은 T1이 가져갔지만, 이어진 전투에서는 한화생명이 4대3 교환을 만들어내며 교전 우위를 가져갔다.

T1이 오브젝트를 챙기고, 한화생명은 교전을 가져가는 팽팽한 균형이 이어졌다. 경기 중반, T1이 노련한 운영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시야를 장악하고, 라인을 밀어넣고, 결국 아타칸까지 획득하며 판을 깔았다. 한화생명의 포탑은 연달아 무너졌고, 흐름은 서서히 T1 쪽으로 기울었다.

그러다 이번엔 한화생명이 반격했다. 틈새 싸움에서 ‘페이즈’ 김수환을 끊어내며 주요 딜러 삭제라는 결정적 성과를 냈다. 킬 스코어는 어느새 33대 20. 글로벌 골드도 6000 이상 벌어졌고, T1의 네 번째 영혼 드래곤 시도 역시 ‘구마유시’가 끊어내며 무산시켰다.

바론 버프를 장착한 한화생명은 T1의 본진을 압박하며 사실상 승기를 잡아갔다. 그런데 본진 앞 한타에서 T1이 4킬을 쓸어 담으며 대역전의 기회를 만들었다. 그 사이 등장한 드래곤. 급하게 달려간 ‘제우스’가 오히려 잡히며 상황은 다시 뒤집혔고, 결국 T1이 영혼 드래곤을 완성했다.

모든 것이 엇갈린 순간에 승부는 마지막 미드 한타에서 갈렸다. 한화생명이 완벽한 이니시에이팅으로 T1 진영을 붕괴시키며 에이스를 띄웠다. 그리고 4세트를 가져오며 0-2를 2-2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