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효자’로 불리던 지상파 메인 예능 프로그램들이 연말 시상식을 앞두고 잇따른 출연자 리스크에 흔들리고 있다. 올 한 해 비교적 안정적인 성적을 이어온 MBC는 이이경과 박나래의 사생활 논란으로 직격탄을 맞았고, KBS 역시 장수 예능 ‘1박 2일’을 둘러싼 조세호 논란으로 고심이 깊어졌다. 반면 신작 예능을 잇달아 선보인 SBS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흐름이다.
◇ 잘 나가던 MBC에 무슨 일이…출연자 리스크 어쩌나

MBC는 ‘나 혼자 산다’와 ‘놀면 뭐하니?’ 등 국민 예능을 앞세워 금·토 황금 시간대를 안정적으로 지켜왔다. 출연진 교체 과정에서도 비교적 무리 없이 새 얼굴을 안착시키며 꾸준한 존재감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방송인 박나래가 전 매니저들로부터 갑질 폭로와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을 받으며 상황이 급변했다. 박나래는 활동 중단을 결정했고, ‘나 혼자 산다’와 ‘구해줘! 홈즈’에서도 하차했다. 여기에 출연진 일부가 이른바 ‘주사 이모’와의 친분설에 휘말리며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놀면 뭐하니?’ 역시 자유롭지 않았다. 배우 이이경은 사생활 메시지 폭로 논란 끝에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폭로를 제기한 인물이 주장을 번복했음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제작진의 하차 종용 의혹까지 제기되며 잡음이 이어졌다.
◇ KBS에 장수 예능은 많은데…‘히트작’이 없네

KBS는 올해 신작 예능보다는 기존 프로그램 강화에 집중했다. 잠시 휴식기를 가졌던 ‘옥탑방의 문제아들’과 ‘개는 훌륭하다’가 재정비를 거쳐 새 시즌으로 돌아왔고, ‘1박 2일’과 ‘불후의 명곡’ 등 장수 예능도 꾸준히 이어갔다.
다만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고 보긴 어렵다. 황금 시간대에 편성된 ‘불후의 명곡’,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1박 2일’ 등은 시청률 4~7%대에 머물고 있다. ‘살림하는 남자들’ 역시 토·일 드라마 신설 여파로 편성 시간이 여러 차례 변경되며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출연자 리스크까지 겹쳤다. 최근 조세호는 누리꾼 A씨가 제기한 조직폭력배와의 친분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허위 사실”이라며 즉각 부인했지만, 책임을 통감한다는 이유로 ‘1박 2일’에서 하차를 결정했다.
◇ SBS의 새로운 도전…주춤하는 장수 예능

SBS는 올해 지상파 3사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새 실험에 나섰다. 페이크 리얼리티 쇼 ‘마이턴’을 비롯해 오디션 프로그램 ‘우리들의 발라드’, 리얼 로드 토크 쇼 ‘내겐 너무 까칠한 매니저 - 비서진’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변화를 시도했다. 이들 프로그램은 화제성 측면에서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재정비 후 돌아온 ‘틈만나면,’ 역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반면 장수 예능은 주춤하는 모습이다. ‘런닝맨’은 잦은 멤버 변화로 시청률과 화제성이 동반 하락했고, 꾸준히 두 자릿수 시청률을 유지하던 ‘미운 우리 새끼’ 역시 한 자릿수로 내려앉으며 고군분투 중이다. ‘신발 벗고 돌싱포맨’도 2%대 시청률에 머무르다 결국 종영을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SBS는 신작을 통해 변화를 꾀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한때 간판이었던 장수 예능의 경쟁력 약화라는 숙제를 동시에 떠안게 됐다. sjay09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