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대표하는 유리몸

메이, 세인트루이스행

내년시즌에는 건강할까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를 대표하는 ‘유리몸’ 투수 더스틴 메이(28)가 새 둥지를 틀었다. 행선지는 세인트루이스다. 위험 부담을 알면서도, 세인트루이스는 ‘건강한 메이’라는 가정에 베팅했다.

세인트루이스는 18일 메이를 1년 1250만 달러(약 170억원)에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바이아웃 50만 달러가 포함된 계약이며, 2027년 2000만 달러 상호 옵션도 담겼다. 단기 리스크를 감수하되, 성공할 경우 보상이 커지는 구조다.

메이는 한때 다저스가 자랑하던 특급 유망주였다. 2019년 빅리그 데뷔 당시만 해도 강속구와 강한 무브먼트로 선발 로테이션의 미래로 평가받았다. 문제는 재능이 아니라 몸이었다. 데뷔 이후 부상 이력이 메이의 커리어를 계속 끊었다.

2021년 5경기 등판 후 토미 존 수술로 시즌을 접었다. 2022년 8월 복귀했지만 6경기 만에 허리 통증으로 다시 이탈했다. 2023년에는 팔 부상으로 12경기만 던지고 5월에 시즌이 끝났다. 정상적인 시즌을 소화한 해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여기에 2024년에는 황당한 사고까지 겹쳤다. 재활 도중 샐러드를 먹다 양상추가 목에 걸려 식도가 파열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당했다. 결국 수술대에 오르며 2024시즌 전체를 날렸다. ‘유리몸’이라는 꼬리표가 더 굳어지는 순간이었다.

긴 재활 끝에 메이는 2025년 4월, 약 2년 만의 마운드에 돌아왔다. 7월에는 보스턴으로 트레이드됐지만, 9월 팔꿈치 통증으로 다시 3주 결장했다. 복귀와 이탈을 반복하는 패턴은 여전했다.

메이의 통산 성적은 71경기 19승20패 평균자책점 3.86이다. 올 시즌에는 25경기 7승11패 평균자책점 4.96을 기록했다. 성적만 보면 평범하지만, 세인트루이스는 다른 지점을 봤다. 프로 7년 차임에도 누적 이닝이 적다는 점이다. 몸만 버텨준다면, 여전히 위력적인 공을 던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관건은 하나다. ‘건강한 메이’가 존재하느냐다. 세인트루이스의 선택은 분명한 도박이다. 다만 이 도박이 통한다면, 1년 1250만 달러는 오히려 싼 계약으로 남을 수 있다. 실패하면 예상된 결과, 성공하면 대박이다. 메이의 커리어, 그리고 세인트루이스의 판단은 이제 같은 줄 위에 올라섰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