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정다워 기자] “시즌 시작부터 현대건설은 세터가 좋기 때문에 가장 안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V리그 여자부 선두 한국도로공사의 김종민 감독은 1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의 경기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현대건설 세터 김다인의 존재를 언급하며 “제일 어려운 상대가 될 것으로 봤다”라며 최근 현대건설의 상승세는 예상했던 흐름이라고 말했다. 김다인이 있는 만큼 ‘올라올 팀’이었다는 의미다.

김 감독 말대로 현대건설은 이날 경기에서도 강력했다. 블로킹에서 17대6으로 앞섰고, 무려 4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끝에 도로공사를 세트스코어 3-1 격파했다. 5연승을 통해 현대건설은 승점 32에 도달했고, 선두 도로공사(35점)를 3점 차로 추격했다. 이제 선두 경쟁은 ‘대혼전’ 구도로 들어갔다.

국가대표 세터 김다인의 존재가 빛났다. 도로공사는 김다은으로 출발해 이윤정이 계속해서 교체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누구 하나가 제 몫을 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반면 현대건설은 패색이 짙었던 3세트를 제외하고 김다인이 코트를 지키며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김다인은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5세트로 가지 않고 4세트에 경기를 마무리해 기쁘다”라면서 “초반에 눈에 보이지 않는 플레이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 높은 블로킹이 있어도 공격수를 믿고 올렸다”라고 승리의 원동력을 설명했다.

이날 현대건설 리시브효율은 19%로 나빴는데 김다인은 어려운 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며 공격수 네 명의 두 자릿수 득점을 유도했다. 강성형 감독도 “쉬운 볼에도 리시브가 흔들려 아쉬웠는데 그럴 때도 다인이가 잘 만들어줬다”라며 김다인을 칭찬했다.

김다인은 “모든 팀이 비슷하다. 세터가 먼저 생각하는 게 낮은 블로킹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계속 그렇게 하면 상대가 눈에 익는다. 그걸 역으로 이용하면 상대는 더 힘들어진다. 그런 부분을 생각했다. 한쪽으로 몰리지 않게 하려고 했다”라는 운영 방식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다인은 “카리는 이 정도로 잘할 줄 몰랐다”라며 웃은 뒤 “우리는 한 명에게 몰리는 공격을 하지 않는다. 각자의 위치에서 책임지려는 모습이 있다. 힘들어도 우리끼리 서로 도우면서 가고 있다. 팀 분위기가 좋다”라며 최근 상승세의 원동력을 설명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