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배우 진선규가 지난 5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자백의 대가’에서 변호사 장정구 역으로 작품의 중심축을 담당했다.
진선규가 연기하는 장정구는 권투 선수 출신이라는 이색적인 이력을 지닌 무명 변호사다. 화려한 스펙이나 거대 로펌의 후광과는 거리가 멀지만, 누구에게도 쉽게 밀리지 않는 뚝심과 현실을 꿰뚫는 판단력, 그리고 절박함에서 비롯된 추진력으로 사건의 한가운데로 뛰어든다.
모은(김고은 분)이 윤수(전도연 분)에게 굳이 ‘무명 변호사’ 장정구를 선택하라고 조언한 이유 역시, 그가 가진 욕망과 진심이 이 사건을 움직일 진짜 동력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장정구는 사건을 해결하는 법률가를 넘어, 전체 판을 읽고 움직이는 전략가에 가깝다. 미디어가 여론을 어떻게 흔드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으며, 검사와 경찰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논리를 밀어붙인다. 그러나 그의 가장 큰 무기는 날카로움이 아니라 사람을 끝까지 놓지 않는 태도다. 세상의 의심과 압박 속에서 흔들리는 윤수를 향해, 그는 단 한 번도 등을 돌리지 않는다.
윤수가 위기에 처할수록 장정구는 더욱 침착해진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절차와 사실을 정리하면서도, 윤수라는 ‘사람’을 먼저 바라본다. 그는 윤수를 변호하는 것을 넘어, 윤수가 스스로 무너지지 않도록 곁을 지키는 인물이다. 끝까지 믿어주는 단 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극 전체의 긴장을 지탱하는 동시에 깊은 정서적 울림을 만들어낸다.
진선규는 이 인물 안에 욕망과 선함, 냉철함과 따뜻함을 과장 없이 밀도 있게 담아낸다.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 말보다 먼저 반응하는 미묘한 표정,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눈빛까지그의 연기는 장정구를 단순한 조력자가 아닌, 서사의 무게 중심이자 감정의 출발점으로 완성시킨다. 대중이 알고 있는 ‘진실되고 선한 사람’으로서의 진선규의 이미지가 캐릭터와 자연스럽게 겹쳐지며, 장정구는 더욱 설득력 있는 인물로 살아난다.
‘자백의 대가’를 통해 진선규는 다시 한번 사건을 움직이는 힘은 결국 사람에 대한 믿음에서 나온다는 메시지를 묵직하게 전달한다. sjay09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