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닫혀 있는 시장 vs 열려 있는 시장.
프리에이전트(FA) 시장과 비FA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일정 시점 시작하는 FA와 달리 비FA는 시즌 내내 협상이 가능하다. 빠르게 결론이 날 수도 있고, 시즌 도중은 물론 종료 직전까지 이어질 수 있다.
야구계 안팎을 뜨겁게 달군 올해 스토브리그가 어느덧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박찬호(두산)를 비롯해 강백호(한화), 김현수(KT), 최형우(삼성) 등 굵직한 계약들이 해를 넘기지 않고 마무리됐다. 최근 황재균은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아직 6명의 선수는 거취를 정하지 못했다.

현재 강민호를 비롯해 손아섭, 조상우, 장성우 등이 대기 상태다. 500억원 넘게 풀린 시장. 활활 타오르다 어느 순간 식었다. 그리고 다른 시장이 뜨고 있다. 비FA 다년계약이다. 핵심은 2026시즌 후 FA가 되는 ‘거물’이 많다는 점이다.
한화는 노시환이 예비FA다. 삼성도 구자욱-원태인이라는 거대 퍼즐이 한 번에 시장으로 나갈 수 있다. LG도 우승 핵심멤버 홍창기-박동원이 있다. 꾸준한 활약을 통해 리그에서 인정받은 만큼 FA 판 자체가 들썩일 수 있다. 시장 전체가 주목하는 자원이다.

기본적으로 이번 FA 시장이 뜨거웠다. 그 열기가 비FA 쪽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올해 대권에 실패한 한화는 노시환과 비FA 다년계약을 추진 중이다. 시장에 나오기 전 비FA 계약을 통해 팀 전력을 유지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자욱과 원태인 역시 삼성이 반드시 잡고 싶은 자원이다. 아직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대신 잡아야 하는 선수라는 생각은 확고하다. 홍창기와 박동원을 바라보는 LG도 마찬가지다. 여차하면 대형 계약이 터질 수 있다. LG는 샐러리캡 초과도 감수할 기세다.

‘윈-윈(win-win)’이 될 수 있다. 구단은 ‘단독 협상’이다. 다른 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선수도 일찌감치 안정적인 계약 확보가 가능하다. 부상이나 성적에 따른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 게다가 FA 시장은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 수 없다. 1년 후 차갑게 식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다만 해외 진출 등 새로운 도전에는 일정 부분 제약이 뒤따른다.
아직은 무엇도 알 수 없다. 삼성은 강민호에 집중하고 있고, 한화도 김범수-손아섭이 있다. 대신 이렇게까지 ‘한꺼번에’ 비FA가 주목받는 경우도 처음이다. 반드시 시즌 전에 끝내야 하는 법도 없다. 누군가 터지면 연쇄적으로 터질 수 있다. ssho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