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김길리 나란히 ‘3관왕’

김길리, 여자 1000m 대회 신기록 경신

최민정, 여자 500m 압도적 우승

“중요한 건 올림픽에서 최상의 성적을 내는 것” 각오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답안지’가 나왔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현재이자 미래’ 김길리(22)와 ‘여제’ 최민정(28·이상 성남시청)이 나란히 ‘3관왕’에 오르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향한 예열을 끝냈다.

제107회 전국동계체육대회는 결과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폭발력으로 레이스를 지배한 김길리, 노련함으로 흐름을 장악한 최민정. 기록도, 흐름도 모두 확인했다. 이제 시선은 하나다. 밀라노, 그리고 메달이다.

김길리는 17일 강원도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빙상장에서 열린 여자 일반부 1000m 결승에서 1분31초312의 대회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간 김길리는 단 한 차례도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레이스를 지배했다. 전날 혼성 2000m 계주, 여자 3000m 계주에 이어 1000m까지 제패하며 대회 ‘3관왕’에 올랐다.

최민정 역시 흔들림이 없었다. 여자 일반부 500m에서 출발과 동시에 선두를 잡은 뒤 끝까지 레이스를 통제하며 가볍게 우승했다. 이어 김길리와 함께 여자 3000m 계주, 혼성 2000m 계주 정상에 서며 역시 ‘3관왕’을 완성했다.

이번 동계체전은 단순한 대회가 아니다. 밀라노 올림픽 일정에 맞춰 치른 사전 경기이자, 올림픽을 향한 마지막 점검 무대였다. 김길리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공격적인 레이스 운영으로 존재감을 각인했고, 최민정은 노련함과 안정감으로 대표팀의 중심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두 선수는 올림픽을 향한 시선도 뚜렷했다. 최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김길리는 “올림픽은 어릴 때부터 꿈꿔온 무대다. 자신감 있고 당당하게, 멋진 경기를 펼치고 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본능적으로 나올 것 같다. 그날 기분에 맞게 표현될 것”이라며 웃었다.

최민정은 ‘팀’을 먼저 말했다. 그는 “중요한 건 올림픽에서 최상의 성적을 내는 것”이라며 “월드투어 성적을 바탕으로 선수들끼리 계속 피드백하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여자 계주와 혼성 계주를 특히 중요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전에서도 선의의 경쟁 속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월드투어 6차 대회를 통해 밀라노 빙질을 미리 경험한 점도 자산이다. 최민정은 “시차와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아 성적은 아쉬웠지만, 경기장 환경과 빙질 적응에는 확실히 도움이 됐다. 그 기억을 살려 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여자 쇼트트랙은 가장 이상적인 그림에 가까워지고 있다. 폭발력의 김길리와 중심을 잡는 최민정. 동계체전에서 확인한 두 에이스의 공존은 밀라노를 향한 가장 확실한 신호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