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인구 절벽’ 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올해 기업들의 사회공헌(CSR) 문법이 바뀌고 있다. 2년 전 부영그룹이 쏘아 올린 ‘1억 원 출산장려금’ 쇼크가 재계의 경각심을 깨웠다면, 올해는 ‘시스템의 정착’과 ‘생활 밀착형 예우’로 그 깊이가 더해진 모양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저출생 대응’ 방식의 진화다. 과거 현금성 지원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강제(?)하는 기업 문화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롯데그룹은 남성 직원이 배우자 출산 시 눈치 보지 않고 쉴 수 있도록 ‘자동 육아휴직제’를 정착시켰다.
별도의 신청 없이도 휴직이 자동 처리되는 이 시스템은 “돈보다 ‘시간’이 절실하다”는 젊은 맞벌이 부부들의 호응을 얻으며, 2026년 현재 재계 표준으로 확산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부영이 ‘파격’을 던졌다면, 이제는 주요 대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육아 시스템’을 만드는 단계로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보훈 및 고령화’ 분야에서는 주거와 이동권을 책임지는 ‘밀착형 지원’이 대세다. 한화그룹은 국가유공자들의 노후 주택을 수리해 주는 ‘나라사랑 보금자리’ 사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단순히 물품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고령의 참전용사들이 편안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주거 환경 자체를 뜯어고치는 근본적인 지원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거동이 불편한 상이군경과 고령자를 위해 특수 제작된 차량을 지원하는 이동권 향상 프로젝트를 지속하며, ‘기술’을 활용한 따뜻한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사회적 인프라를 활용한 ‘안전망 구축’도 빼놓을 수 없다. BGF리테일(CU)은 전국 1만 8000여 편의점 네트워크를 활용한 ‘아이CU’ 시스템을 통해 길 잃은 아동과 치매 노인을 보호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영업망이 곧 ‘국민 안전 지킴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2026년 기업 CSR의 핵심은 ‘보여주기식 행사’의 종말”이라며 “오뚜기의 참전유공자 식사 지원이나 한화의 주거 개선처럼, 수혜자의 삶 속에 깊숙이 파고드는 ‘실용주의 복지’가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socool@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