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된 김현수 잡도리
‘기본’ 강조, LG도 이렇게 강팀됐다
이게 바로 김현수 영입 효과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머리 자르고 와라. 안 그러면 내가 직접 밀어버린다.”
얼핏 들으면 ‘꼰대’의 잔소리처럼 들릴 법도 하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야구장에서 ‘기본’을 강조하는 베테랑의 묵직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외적 용모부터 다잡는 사소한 습관이 결국 강팀의 초석이 된다는 믿음이다. 이것이 바로 KT가 김현수(38)를 영입하며 기대했던 효과다.
26일 KT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 등장한 내야수 장준원은 평소보다 짧게 깎은 헤어스타일로 나타났다. 그 배경에는 최선참 김현수의 ‘불호령’이 있었다. 장준원은 “출국 전(김)현수 형이 머리를 정리하고 오라고 하셨다. 안 그러면 직접 밀어버리겠다고 하시더라”며 “선배님의 말씀도 있었고, 나 역시 새 시즌을 앞두고 마음을 다잡는 차원에서 짧게 깎았다”고 털어놨다.
용모 단정은 시대가 변하며 그 의미가 다소 퇴색됐다. 최근 고교 야구부조차 자율을 강조하며 두발 규정이 사라지는 추세다. 하지만 김현수의 생각은 확고하다. 그라운드 위에서 흐트러진 모습은 곧 정신력 문제로 이어진다는 것. 구시대적인 발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팀의 중심을 잡는 선참이 제시한 ‘기본’이다. 이를 후배 선수가 응답한 점 역시 긍정적이다.

전 소속팀 LG에서도 김현수는 사소한 것 하나, 하나를 지적하며 선수단을 다그쳤다. ‘잡도리’ 끝에 LG는 매년 우승을 거둘 수 있는 강팀으로 거듭났다. 강팀으로 가는 길목에서 선수들의 나태함을 경계하는 ‘악역’을 자처하는 것, 그것이 김현수가 팀에 이바지하는 방식이다.
‘김현수 효과’는 이미 선수단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베테랑의 서슬 퍼런 강단이 선수 개개인의 자세를 바꾸기 시작했다. 나아가 팀 전체의 공기를 긴장감 있게 조성하고 있다. LG를 강팀으로 변모시켰던 그만의 리더십이 이제 마법사 군단으로 옮겨와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duswns06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