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석재기자] 정치인의 진정성은 말이 아니라, 위기의 순간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서 드러난다.

지난 14일 저녁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샘골로 인근에서 벌어진 사고는,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을 남겼다.

당시 인도 위로 운전자 부주의로 추정되는 승용차가 돌진하며 시민들이 순식간에 위험에 처했다. 귀가 중이던 최권석 씨는 옆에 있던 여성 보행자를 도로 안쪽으로 밀쳐냈다. 자신 역시 위험에 노출될 것을 알면서도 몸이 먼저 반응했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여성은 큰 부상을 피했지만, 최 씨는 차량과 충돌하며 쓰러졌다. 왼쪽 다리 정강이 뼈가 여러 조각으로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고, 즉시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현재는 고비를 넘기고 회복 중이다.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은 “그 짧은 순간에 남을 먼저 생각하는 건 계산으로는 불가능하다”, “정치인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 지역 커뮤니티와 SNS에는 당시 상황을 전하는 글과 함께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최 씨는 병상에서도 자신의 행동을 크게 말하지 않았다.

“특별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민의 안전 앞에서 몸이 움직인 것뿐”이라는 짧은 말이 전부였다. 그는 “함께 있던 분들이 무사하다는 소식에 오히려 내가 더 안도했다”고 덧붙였다.

이 장면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현재 안산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말과 공약이 오가는 정치의 시간 이전에, 시민의 생명 앞에서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가 자연스럽게 겹쳐 보인다는 평가다.

지역 사회에서는 “출마 여부와 상관없이, 공직을 꿈꾸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이미 그날 보여줬다”는 반응이 나온다. 평소 지역 봉사활동과 자율방범 활동에 참여해온 이력도 다시 조명되고 있다.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는 사고 현장에 없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날의 선택은, 최 씨가 말해온 ‘시민 안전’이라는 가치가 말이 아니라 행동에서 비롯된 것임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남았다.

안산의 미래를 말하는 정치의 시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다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그날 인도 위에서의 찰나가 오래 기억될 것이라는 말이 조용히 퍼지고 있다. wawakim@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