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진매직, 최충연도 깨울까

이미 윤성빈-이민석 키워냈다

최충연 “김상진 코치님 믿는다”

김상진 코치 “선수에게 맞는 옷 찾는 것이 내 역할”

[스포츠서울 | 타이난=박연준 기자] 만년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어내지 못했던 롯데 윤성빈(27)과 이민석(23)의 잠재력을 깨웠다. 김상진(56) 코치의 지도 덕분이다. 일명 ‘상진매직’이라 불린다. 이제 그 ‘마법’의 손길이 이적생 최충연(29)을 향하고 있다.

대만 타이난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최충연의 각오는 비장했다. 그는 “(김)상진 코치님이 나의 능력을 살려만 주신다면, 무엇이든 다 할 것”이라며 부활을 향한 간절함을 드러냈다. 한때 삼성의 핵심 불펜이었던 그다. 2018년 16홀드를 기록하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지만, 최근 몇 년간은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지난시즌에는 단 4경기 출전에 그치는 등 전력 외 선수였다.

그는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지면서 스스로 감당하기 힘든 투구 내용이 반복됐다. 내 스스로 풀지 못한 숙제가 많았다”고 고백했다. 그런 그에게 롯데 이적과 김상진 코치와 재회는 ‘마지막 동아줄’과 같다. 그는 “신인 시절이던 2017년 삼성에서 코치님을 처음 만났을 때, 1년 동안 고생하던 팔 각도 문제를 단번에 잡아주셨던 좋은 기억이 있다. 지금 코치님이 제시하는 방향 역시 내가 가야 할 길이라는 확신이 든다”고 덧붙였다.

김상진 코치의 ‘공장’은 이미 가동 중이다. 대표적인 성과가 1차 지명 잔혹사에 시달리던 윤성빈과 이민석이다. 압도적인 구속에도 불구하고 제구 난조로 고전하던 이들은 김 코치 부임 이후 환골탈태했다. 윤성빈은 지난시즌 마운드 위에서의 자신감을 완벽히 회복했다. 이민석 역시 5선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만큼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정작 ‘상진 매직’의 주인공인 김 코치는 몸을 낮췄다. 그는 “구단의 투수 육성 로드맵이 잘 짜여 있다. 나는 그저 숟가락만 얹었을 뿐”이라고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도 선수 개개인에 맞춘 ‘맞춤형 지도’에 대해서는 확고한 지도 철학을 드러냈다.

김 코치는 “어떤 특정한 이론을 선수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그 선수가 어떤 옷을 입어야 가장 빛날지를 먼저 고민한다. 아무리 비싼 명품이라도 체형에 맞지 않으면 소용없다. 저렴한 옷이라도 본인에게 딱 맞는 옷을 입었을 때 태가 나는 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충연 역시 이미 훌륭한 자질을 갖춘 선수다. 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찾아주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롯데 유니폼을 입고 투구 폼을 가다듬고 있는 최충연. 윤성빈과 이민석을 깨운 김 코치의 ‘맞춤형 처방’이 최충연마저 부활시킨다면, 롯데의 불펜은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해질 전망이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