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캡틴? 부담 없어”

중간층 부재→전준우가 직접 움직인 이유

시행착오 줄여주고픈 선배의 마음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내가 싫은 소리를 해서라도 중심을 잡아야 한다. 그래야 롯데가 옳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롯데 ‘캡틴’ 전준우(40)가 대만 타이난 스프링캠프에서 ‘호랑이 선생님’을 자처하고 나섰다. 평소 온화한 성품으로 후배들을 보듬던 그가 매서운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이유가 있다. 롯데의 체질 개선과 지속 가능한 강팀 도약을 위해서다.

그는 지난 2024시즌부터 3년 연속 주장을 맡으며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사실 불혹에 접어든 베테랑에게 주장의 완장은 적잖은 부담이다. 자기 성적을 관리하기도 벅찬 시기에 개성 강한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일은 절대 쉽지 않다. 타이난 현장에서 만난 그는 “주장이라는 타이틀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며 담담하게 입을 뗐다.

이어 “선수단을 억지로 끌고 가기보다는 다 같이 어우러져 가는 것이 중요하다. 주장 완장에는 감독님께서 나에게 보내는 믿음의 뜻이 있다. 선수단을 잘 이끄는 것이 내 도리다. 다행히 후배들이 워낙 잘 따라와 주고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강해 큰 어려움은 없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 미소 뒤에는 팀의 최선참으로서 짊어진 묵직한 고뇌가 서려 있었다.

직접 ‘호랑이 선생님’으로 변신한 이유가 있다. 롯데 상황 탓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이적과 변화가 잦았던 탓에 팀 내 허리 역할을 해줄 ‘중간급’ 선수층이 얇아졌다. 전준우와 같은 베테랑과 이제 막 날개를 펴기 시작한 어린 선수들 사이의 틈을 메워줄 가교가 부족한 셈이다.

그는 “나 어릴 때는 선배님들이나 형들이 많아 그저 뒤만 따라가면 됐다. 지금 우리 팀은 중간급 선수들이 너무 없다 보니 어린 선수들이 자칫 방향을 잃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후배들에게 쓴소리하는 것은 선참으로서 껄끄러운 일이다. 그래도 그는 침묵 대신 ‘악역’을 선택했다. “내가 나서지 않으면 팀의 기강이나 방향성이 흔들릴 수 있다. 요즘은 나이 차이보다 대화를 통한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지만, 때로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직설적인 조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타선의 주축으로 성장해야 할 한동희, 윤동희, 전민재, 나승엽 등에게 전준우의 조언이 쉴 새 없이 쏟아진다.

그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면 보통 싫은 소리를 안 하기 마련이지만, 더 강하게 말할 수밖에 없다. 내가 쓴소리하는 선수들이 앞으로 팀을 이끌어 나가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전준우의 진심 어린 훈육(?) 덕분에 롯데 선수단이 대만 타이난서부터 단단해지고 있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