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아침을 깨운 ‘망투’ 100개 던진 최충연
“삼성 시절의 폼을 찾아라”…16홀드 ‘영광의 재현’ 나선다
점차 좋았던 폼 되찾는 최충연
김상진 매직이 통한다

[스포츠서울 | 타이난=박연준 기자] “좋았던 시절의 감각을 반드시 찾아야 합니다. 코치님이 시키시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다 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대만 타이난의 롯데 스프링캠프지, 공식 훈련이 시작되기도 전인 이른 아침부터 실내 연습장에서는 묵직한 공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망을 향해 100개가 넘는 공을 던지며 자신을 채찍질하는 주인공은 ‘이적생’ 최충연(29)이다. 나아지기 위해서 무엇이든 한다.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
5일은 캠프 세 번째 턴이 시작된 날이다. 현지 시각 오전 9시의 실내 연습장은 최충연의 땀방울로 가득 찼다. 그는 김상진 투수코치의 지도로 ‘망투(그물망을 향해 공을 던지는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단순해 보이는 이 훈련에 김 코치가 공을 들이는 이유가 있다. 바로 투구의 가장 기초이자 핵심인 ‘글러브와 공의 분리’를 바로잡기 위해서다.

현장에서 스포츠서울과 만난 김상진 코치는 “글러브에서 공이 떨어지는 분리 동작은 투구 메커니즘의 시작점이다. 강력하고 힘 있는 공을 던지기 위해서는 이 첫 단추부터 제대로 끼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충연이 가진 본연의 위력을 되찾아주기 위해 가장 기초적인 부분부터 다시 설계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18시즌 삼성 시절 16홀드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로 군림했던 자원이다. 하지만 이후 잦은 부침과 부진이 겹치며 지난시즌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 그에게 롯데 이적, 김상진 코치와 재회는 야구 인생을 건 승부수다.
최충연은 “삼성 시절 김상진 코치님의 가르침 덕분에 가장 야구를 잘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코치님만 믿고 간다. 코치님이 제시하는 방향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김 코치는 최충연의 부진 원인을 ‘잃어버린 본연의 폼’에서 찾았다. 김 코치는 “최충연은 워낙 좋은 자질을 갖춘 투수다. 그런데 삼성 시절 내가 전수했던 최적의 폼이 사라졌더라”며 “당시 최충연의 폼이 특이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사실 그 폼이 충연이가 상체와 하체를 가장 잘 활용하고 분리 동작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형태였다”고 설명했다. 과거의 영광을 함께했던 스승과 제자가 머리를 맞대고 ‘최충연다움’을 복원하고 있다.
훈련은 혹독하지만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김 코치가 옆에서 동작 하나하나를 직접 수정해주고 피드백을 건네자, 최충연의 투구 동작은 조금씩 예전의 경쾌함을 되찾고 있다. 본인도 공을 던지며 “이 느낌인 것 같다”며 점차 확신을 갖는 모양새다.
최충연의 부활은 올시즌 롯데 불펜진 운영의 핵심 변수다.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를 뿌리던 그때의 구위만 회복한다면, 롯데는 강력한 필승조 카드를 한 장 더 쥐게 된다. 아침부터 100개가 넘는 공을 던지며 하루를 시작하는 이적생의 집념이, 롯데의 ‘가을 야구’를 향한 든든한 동력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duswns06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