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프로축구에서 추춘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그래서 더 철저한 준비가 중요하다.

FC서울은 17일 산프로체 히로시마(일본)와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8라운드를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아닌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치른다. 잔디 결빙 문제로 정상 경기 소화가 어려운 가운데 AFC가 구장 변경을 허락했다.

이번 사건을 보면 K리그의 추춘제 전환을 위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따라 K리그도 가을에 시작해 봄에 폐막하는 추춘제로 가야 한다는 인식이 주를 이룬다. 온도 차가 있긴 하지만 대세인 건 분명하다.

문제는 인프라다. 잔디가 화두다. 시도민구단의 회계연도에 따른 예산 집행 이슈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지만, 경기 퀄리티를 좌우하는 제반 시설이야말로 가장 큰 고민거리다.

추춘제로 바뀌면 12월 중순부터 2월 중순, 약 2개월의 휴식기를 보낸다. 늦어도 2월 중순엔 리그가 재개된다. 3월에도 꽃샘추위로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은 게 국내 실정이다. 2월의 상태는 더 안 좋다.

딱딱하게 얼어 버린 잔디에서 뛰면 부상 우려가 따르고 제대로 된 경기력도 나오지 않는다. 선수는 잔디 영향을 크게 받는다. 잉글랜드,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빅리그에서 뛰는 국가대표 선수도 한국 경기장 잔디에 불만을 자주 드러냈다. 최상급 실력을 갖춘 국가대표가 그럴 정도이니 K리그 선수는 말할 것도 없다.

K리그 구단은 홈구장을 소유하지 못하기에 각 지자체 시설공단이나 재단에서 제반 시설을 관리한다.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구조를 만들지 않으면 2월에도 축구를 할 잔디를 확보하기 어렵다.

지자체를 움직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구단에서 강력하게 어필하는 게 기본이고,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를 거쳐 정부 차원의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이 있다. 한국 축구의 최상위 기관인 축구협회가 꼼꼼한 정책으로 공조하면 조금 더 수월하게 ‘겨울 잔디 관리’에 나설 수 있다.

프로연맹 조연상 사무총장은 “K리그 구단의 의견은 엇갈리지만 언젠가 추춘제로 가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시점이 문제”라면서 “대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추상적으로 무조건 해야 한다는 건 어려울 수 있다. 꼼꼼하게 대비하며 전환하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