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가을야구를 외치며 대만 타이난으로 떠난 롯데가 ‘원정 도박’ 파문으로 고개 숙였다. 훈련 대신 귀국 조치가 내려졌다.

롯데 구단은 13일 “나승엽 고승민 김동혁 김세민 등 4명이 대만 현지에서 불법으로 분류된 장소에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해당 선수 전원을 즉각 귀국 조치하고,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 신고 결과에 따라 상응하는 엄중 처벌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이 휴식일에 해당 장소가 불법 운영 시설임을 인지하지 못한 채 방문했다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된 도박 장소는 대만의 ‘전자유희장(電子遊戲場)’이다. 이 업종은 조건부 합법이다. 대만 ‘전자유희장업 관리조례’에 따르면 경품 가액은 2000 대만달러, 우리 돈 약 8만 5000원을 넘길 수 없다. 소액 기념품 수준만 허용되는 구조다.

그러나 김동혁이 새로운 회원을 데려온 대가로 ‘아이폰 16’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상황이 달라졌다.

아이폰 가격은 최소 2만 5900 대만달러 수준이다. 법이 허용한 상한선을 크게 넘는다. 간판은 합법일 수 있지만, 경품이 기준을 초과하면 운영은 위법 소지를 띤다. 그래서 이번 사안은 단순 오락실 방문이 아니라 도박성 영업 의혹으로 번진다.

해당 업체는 이를 SNS에 홍보 게시물로 올렸다가 삭제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만 현지 매체는 업장을 ‘합법적 장소’라고 표현했지만, 이는 영업 허가증을 의미할 뿐 내부 운영 방식까지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대만 경찰은 고가 경품을 내건 전자유희장을 불시 단속해 적발한 사례가 있다.

다만 선수들이 현지 조례의 세부 규정을 정확히 알고 있었을 가능성은 미지수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오락 시설과 다르지 않은 구조다. 구단 해명대로 불법 운영 시설인지 인지하지 못했을 여지도 있다.

몰랐을 수 있다. 생각이 짧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프로 선수는 일반인과 다른 기준을 적용받는다.

그럼에도 책임은 남는다.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는 캠프 전 통신문에서 “카지노 및 파친코 출입 등 품위 손상 행위에 대해 각별히 주의하라”고 공지했다. 합법 여부와 별개로 논란 가능성이 있는 장소 출입 자체가 리스크였다.

전력 손실도 크다. 주전급 나승엽과 고승민의 이탈은 시즌 구상에 직격탄이다. 차기 유격수 자원인 김세민의 낙마도 뼈아프다.

현지에서는 여성 종업원과의 신체 접촉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구단과 선수 측은 “화면 각도 차이에 의한 오해이며 신체 접촉은 없었다”고 밝혔다.

KBO 규약 151조는 도박 등 품위 손상 행위에 대해 1개월 이상 참가활동 정지나 30경기 이상 출장 정지, 또는 300만원 이상 제재금을 규정한다. 고의성과 규모, 반복 여부 등을 종합해 수위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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