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세계적인 호텔 체인 하얏트(Hyatt)를 20년 넘게 이끌어온 토머스 프리츠커(Thomas Pritzker) 집행역 회장이 미성년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친분이 드러나며 불명예 퇴진했다. 하얏트의 기업 공개(IPO)를 성공시키며 경영 능력을 입증했던 ‘호텔 재벌’이 과거의 인맥 리스크에 발목을 잡힌 것이다.
프리츠커 가문의 자산을 관리하는 ‘더 프리츠커 오거니제이션(TPO)’은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토머스 프리츠커가 하얏트 호텔즈 코퍼레이션의 집행역 회장직을 포함해 이사회 의장, 이사직 등 모든 자리에서 즉각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프리츠커는 사퇴문에서 “제프리 엡스타인, 길레인 맥스웰과 관계를 맺었던 것을 깊이 후회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들과의 접촉을 유지했던 것은 매우 잘못된 판단이었으며, 더 빨리 거리를 두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는 최근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파일’에 그의 실명이 거론되고, 구체적인 친분 관계가 확인된 데 따른 조치다.
토머스 프리츠커는 하얏트 창업주 제이 프리츠커의 아들로, 가문의 사업을 실질적으로 계승한 인물이다. 1957년 부친이 LA 인근 모텔 인수로 시작한 사업을 물려받은 그는 2004년부터 하얏트의 집행역 회장을 맡아 경영 전면에 나섰다.
특히 그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 속에서도 하얏트의 기업 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주도하며 그룹의 체질을 개선하고 덩치를 키운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수십 년간 쌓아올린 그의 경영 성과는 ‘성범죄자 엡스타인과의 친분’이라는 도덕적 치명타를 입으며 빛이 바래게 되었다.
프리츠커의 사임은 개인의 일탈을 넘어 미국 사회 전반으로 번지고 있는 ‘엡스타인 리스트’ 파문의 연장선상에 있다.
현재 케이시 워서먼 2028 LA 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사퇴 압박 속에 회사 매각을 추진 중이며, 캐시 룸러 골드만삭스 법무실장,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등 정재계 거물들이 줄줄이 엡스타인과의 연관성으로 인해 위기를 맞고 있다. 프리츠커의 사퇴는 이 거대한 스캔들이 억만장자라 할지라도 피해 갈 수 없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 되었다. socool@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