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통영=박준범기자] “승부차기로 이슈가 되는데, 공중볼이나 양발을 다 사용한다는 장점도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경희대 골키퍼 이준희(21)는 22일 경남 통영 산양스포츠파크 5구장에서 열린 아주대와 ‘약속의 땅 통영 제62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한산대첩기 4강에서 연이은 선방으로 팀을 구해냈다. 경희대는 승부차기 접전 끝에 아주대를 9-8로 꺾고, 결승 무대에 올랐다. 경희대는 2015년 이후 11년 만에 우승을 노린다.

경희대는 0-0으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1분 코너킥 이후 상황에서 공격수 이건곤의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줘 패배 위기에 몰렸다. 골키퍼 이준희는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아주대 권태성의 킥 방향을 완벽하게 읽어냈고 경기를 승부차기로 끌고 갔다. 이준희는 승부차기에서도 강용현의 킥을 막아내 포효했다.

경희대는 16강과 8강에 이어 3연속 승부차기에서 모두 웃었다. 이준희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다. 이준희는 경기 후 “우리가 질 것 같은 서사였다. 강팀이 되기 위해선 이러한 서사도 자력으로 이겨내야 한다. 우리 힘으로 이겼고 강팀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서로를 믿고 한 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고 승리 소감을 말했다.

이준희는 승부차기에 자신감을 보인다. 그는 “90분 동안 나에게 슛이 많이 오지 않았다. 나를 잘 못 보여줬다고 생각해서 (승부차기로 간 것이) 잘 됐다 싶었다. 질 것 같지 않았고, 내가 영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오히려 좋았다”라고 미소 지었다.

이준희의 신장은 180㎝다. 골키퍼라는 포지션을 고려하면 큰 키는 아니다. 이준희는 “키가 작다고 말씀하시는 데 오히려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애매하게 180㎝ 초중반이면 스타일이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승부차기로 이슈가 되는데 경기장 안에서 키에 맞지 않는 장점이 있다. 공중볼도 그렇고 양발을 다 잘 쓰는 것도 있다. 이러한 부분을 참고해서 제 경기를 봐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고 자신을 어필했다.

롤모델은 충남아산 골키퍼 신송훈이다. 신송훈 역시 신장이 180㎝이나 프로 무대에서 주전 골키퍼로 활약 중이다. 그는 “신송훈 선수는 작은 골키퍼들의 ‘우상’이다. 뛰어난 피지컬을 경기장에서 120%로 쓸 준비가 잘 돼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나 역시 프로 무대를 밟게 된다면 작은 골키퍼들이 희망으로 품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의지를 다졌다.

우승까지 단 한 걸음만 남겨뒀다. 결승 상대는 연세대다. “1학년 때 (연세대와) 2차례 만나 모두 패했다”라고 돌아본 이준희는 “연세대가 올라왔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원하는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눈을 반짝였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