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인파에도 ‘무방비’… 대한체육회의 안일한 대처

마이크 쓰러지고 인터뷰 중단까지

‘안전’ 없는 환영은 민폐일 뿐

[스포츠서울 | 인천공항=박연준 기자]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투혼을 발휘한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단이 고국 땅을 밟았다. 선수단 귀국을 환영하기 위해 여러 팬이 현장을 찾았다. 인천공항은 500여 명의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하지만 환영의 열기가 가려졌다. ‘무질서’한 현장 상황 때문이다. 선수를 향해 달려드는 팬을 통제할 사람이 한명도 없었을 정도. 과연 이것이 국가대표를 맞이하는 품격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대표팀 본진은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과 이수경 선수단장을 비롯해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등 빙상 종목과 봅슬레이, 컬링 대표팀 등이 입국했다.

올림픽 영웅들을 직접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문제는 이를 관리해야 할 대한체육회의 태도다. 수백 명의 팬이 몰릴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었음에도, 현장에는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조차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다. 선수를 보호해야 할 안전 펜스가 유명무실했을 정도다.

혼란은 공식 환영 행사가 끝난 뒤 극에 달했다. 사인을 받으려는 팬들이 한꺼번에 앞으로 쏠리면서 ‘아수라장’이 펼쳐졌다. 방송사 마이크 거치대가 쓰러지는 것은 예삿일이었고, 취재진과 팬들이 뒤엉키며 취재 환경은 마비됐다.

심지어 취재진의 공식 인터뷰 도중 일반 팬이 끼어들어 질문을 던지는 황당한 장면까지 연출됐다. 선수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밀려드는 인파에 휩쓸려야 했다. 선수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이었음에도 체육회 차원의 제지는 거의 없었다.

스포츠 대표팀의 귀국 현장은 한두 번이 아니다. 최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출입국 현장만 보더라도, 사전에 팬들과 적절한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동선을 엄격히 통제한다. 선수와 팬 모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이날 인천공항은 ‘안전 사각지대’나 다름없었다. 누군가 넘어지기라도 했다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장면이 여러 차례 반복됐다. 기분 좋게 귀국한 선수들에게 시민 의식 부재와 행정 미숙이라는 ‘옥에 티’를 남겨서야 되겠는가.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