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의 타격감 김도영

도쿄돔서 울려 퍼질 “너 땀시 살어야!”

김도영 “팬 기대에 부응할 것”

[스포츠서울 | 오사카=박연준 기자] “도영아, 너 땀시 살어야!”

지난 2024시즌 KBO리그를 지배했던 김도영(23·KIA)을 향한 팬들의 애정 어린 이 ‘밈’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무대로 옮겨진다. 부상 악령을 털어내고 다시 방망이를 곧추세운 그다. 류지현호의 강력한 엔진으로 거듭나고 있다. “너 땀시 살어야”가 비단 KIA팬 만 아닌 온 국민이 외칠 구호가 될 전망이다.

김도영은 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오릭스 버펄로스와 WBC 공식 평가전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2회초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짜리 대형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전날 한신전 동점포에 이은 이틀 연속 아치다. 오키나와 평가전부터 계산하면 무려 3경기 연속 홈런이다. 그야말로 ‘홈런 공장’을 가동하며 일본 열도를 충격에 빠뜨렸다.

이번 WBC는 김도영에게 ‘부활의 성전’이다. 2024년 타율 0.347, 38홈런 40도루라는 만화 같은 성적으로 최연소 MVP에 등극했다. 명실상부 한국 야구의 아이콘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세 차례나 반복된 햄스트링 부상으로 단 30경기 출전에 그쳤다. ‘부상에 발목 잡힌 천재’라는 우려 섞인 시선을 받아야 했다. 팀의 8위 추락을 지켜봐야 했던 아픔은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사이판과 오키나와로 이어진 캠프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린 결과는 오사카에서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류지현 감독은 “오키나와 마지막 평가전부터 우리가 알던 김도영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본선에서 어떤 투수를 만나도 제 몫을 해줄 것”이라고 무한 신뢰를 보냈다.

경기 후 만난 김도영은 담담하면서도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동료들과 타격감에 대해 매일 소통하며 도쿄 본선에 맞춰 최상의 상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준비가 어느 정도 잘 되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표팀의 또 다른 거포 안현민(KT)과 ‘브로맨스’도 화제다. 안현민이 “(김)도영이와 대화하며 서로 타격감이 올라왔다는 확신을 주고 있다”고 말하자, 김도영 역시 “대회가 다가올수록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야구 이야기를 더 많이 하게 된다. 서로에게 큰 힘이 된다”고 화답했다.

이제 류지현호는 결전지 도쿄로 향한다. 그는 “이제 핑계는 없다. 지난 두 달간 오직 본선만을 위해 준비해 왔다”며 “그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힘줘 말했다.

부상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 다시 날아오른 ‘천재 타자’다. 도쿄돔에서 울려 퍼질 “너 땀시 살어야”라는 함성이 벌써 귓가를 때리고 있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