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대만전도 나서지 못한 노시환

307억원의 가치, 대표팀에선?

노시환, 호주전 나설까

[스포츠서울 | 도쿄=박연준 기자] ‘307억원의 사나이’는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모든 야수가 투입되는 총력전이 펼쳐졌지만, 한국 야구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다년계약을 체결한 노시환(26·한화)의 자리는 도쿄돔 더그아웃 구석뿐이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C조 3차전 대만과 맞대결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4-5로 분패했다. 사실상 라이벌전이자 8강 진출의 분수령이었던 이번 경기에서 패하며 한국 야구의 자존심은 처참히 무너졌다.

이날 류지현 감독은 승리를 위해 가용 자원을 쏟아부었다. 승부처마다 문현빈(한화), 구자욱(삼성)이 대타로 나섰고 박해민(LG), 신민재(LG), 김형준(NC) 등 대수비와 대주자 요원들이 쉴 새 없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러나 단 한 명, 노시환의 이름은 끝내 불리지 않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11년 총액 307억원이라는 전무후무한 계약으로 화제를 모았던 노시환. 정작 대표팀 내 입지는 초라하다. 3루 주전 경쟁에서는 김도영(KIA)과 ‘빅리거’ 셰이 위트컴(휴스턴)에게 밀려났고, 1루에는 타격감이 절정인 문보경(LG)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만전에서 문보경이 부상 여파로 지명타자로 이동하며 1루 자리가 비었을 때도 류 감독의 선택은 노시환이 아닌 위트컴이었다.

체코전 대타 투입 이후 자취를 감춘 노시환. 이제 경기장 안에서의 활약보다 대표팀의 ‘비행기 세리머니’를 고안한 주인공으로 더 자주 언급되는 실정이다. 정작 그 세리머니마저도 패색이 짙어진 대만전에선 선수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듯 보였다.

KBO리그의 역사를 새로 쓴 주인공이 정작 운명이 걸린 단판 승부에서는 철저히 조연, 아니 관찰자로 머물고 있다. 류 감독의 구상에서 노시환이라는 카드가 사실상 지워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제 남은 기회는 호주전뿐이다. 장타 한 방이 절실한 순간에도 노시환은 여전히 벤치를 지켜야 할 것인가. ‘307억원의 가치’를 증명할 시간은커녕,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는 노시환의 현주소가 뼈아프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