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마무리 김서현, 새 시즌 각오

마무리 2년차 “여유가 생겼다”

세이브 욕심보다는 내 공에 대한 ‘자신감’ 중요

“기복 없는 시즌 만들고파” 각오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내가 내 자신한테 적응을 한 것 같아요.”

한화 김서현(22)의 말은 짧았지만 의미가 깊었다. 안타·홈런을 맞아도, 볼넷이 나와도, 심지어 실점을 하더라도 더 이상 조급해하지 않는다. 마운드 위에서 생긴 ‘여유’ 때문이다. 이것이 한화 마무리 2년 차 김서현이 얻은 가장 큰 변화다.

한화는 지난 5일 2026년 스프링캠프를 모두 마쳤다. 김서현은 이번 캠프 실전에서 5경기 5이닝을 던지며 7안타 4볼넷 4삼진 3실점,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숫자만 보면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김서현의 생각은 달랐다.

캠프가 끝난 후 만난 김서현은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캠프에서 맞는 게 더 낫다. 시범경기에서 맞으면 더 불안해질 수도 있다”면서 “경기를 하다 보면 항상 잘 던질 수는 없다. 캠프에서 이런 경험을 한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주 평가전에서는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운이 좋았다”고 했다. 그러나 일본 오키나와 마지막 등판에서 볼넷과 실점이 나왔는데, 이 점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김서현은 한화 마무리로 69경기에 등판해 66이닝을 던지며 2승 4패 33세이브, 평균자책점 3.14를 적었다. 만 21세의 나이에 30세이브 고지를 밟은 ‘최연소 클로저’였다. 그러나 시즌 후반 제구가 흔들리면서 부침을 겪었다. 이 경험은 그를 더욱더 단단하게 만든 토대가 됐다.

김서현은 “지난해에는 볼넷이 나오면 마음이 급해졌다. 이제는 막 다급해지기 보다는 ‘나는 볼넷을 무조건 주는 투수니까 괜찮다’라고 먼저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운드에서 자신을 인정하고 이해하게 된 셈이다.

김경문 감독의 조언도 자양분이 됐다. 사구(타자 몸에 맞는 볼)가 나오고 주자가 쌓였던 경기를 마치고 난 후 김 감독은 “사구가 나왔으면 여유 있게 사과도 할 줄 알아야 한다. 여유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 말을 계속해 되새기고 있다.

지난시즌 후반 김서현은 한 가지를 깨달았다. 욕심이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KT 마무리 투수 박영현(23)과 세이브 경쟁이 붙으면서 욕심이 생겼다.

그는 “지난해 후반쯤 (박)영현이 형이랑 세이브 차이가 몇 개 안 났다. 한두 개 차이라 욕심을 냈다. 너무 악을 쓰다 보니 오히려 원래 하던 퍼포먼스가 안 나오더라”면서 “올해는 ‘욕심내지 말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래서 올해는 욕심 대신 자신감이다. 김서현은 “지난시즌에는 스트라이크를 던지려고 밀어 넣었다면 올해는 그냥 자신 있게 던지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마운드에서의 사고방식도 달라졌다. 마무리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구속도, 변화구도 아닌 ‘마음’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그는 “안타나 홈런을 맞더라도 우리가 이기고 있으면 괜찮다고 생각하려 한다. 어차피 이기고 있으니까 내 공을 더 자신 있게 던지자고 마음을 먹는다”고 밝혔다.

김서현은 그 마음을 배워가는 중이다. “올해는 욕심내지 않으려고 한다. 부상 없이 시즌을 끝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난해보다 기복이 적은 시즌을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