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감독’ 김인식, 후배 류지현 격려
“감독의 과감한 결단과 경기 운영 능력이 승패 가를 것”
도미니카전 앞두고 조언 “이름값에 기죽지 마라”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이제부터가 진짜다. 미국에서 더 자신 있게 한 번 해보자!”
17년의 세월을 돌아 마침내 도달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이다. 2009년 준우승 신화를 이끈 ‘국민 감독’ 김인식(79) 감독 이후 17년 만에 맺은 결실이다. 3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암흑기를 끊어냈다. 김인식 감독은 마이애미행 티켓을 거머쥔 류지현호를 향해 묵직한 조언과 따뜻한 격려를 건넸다.
김 감독은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2026년 WBC 대표팀이 1라운드에서 정말 잘했다. 경우의 수가 워낙 복잡했고 야구 강국인 일본과 대만을 상대하며 중압감이 상상 이상이었을 텐데, 이를 이겨낸 선수와 코치진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대견함을 감추지 않았다.

산전수전 다 겪었다. 그는 8강 토너먼트의 무게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예선과 차원이 다른 긴장감이 흐르는 단판 승부다. 김 감독은 “8강부터는 기회가 왔을 때 과감하게 작전을 펼쳐야 한다. 감독의 구상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는 것이 야구지만, 승부처에서는 주저하지 않는 결단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투수 교체 타이밍에 대해 그는 “한 타자라도 더 상대해야 할 투수가 있고, 미련 없이 바꿔야 할 투수가 있다. 구위가 아무리 좋아도 당일 컨디션과 경기 운영 능력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교체 타이밍을 보고 결정 내리기가 쉽지 않지만, 감독이 책임지고 결정해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8강 상대는 메이저리그(ML) 스타들이 즐비한 도미니카 공화국.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김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이제는 요행이나 기적을 바랄 때가 아니다. 정면으로 대결해야 한다. 상대가 메이저리거라고 해서 겁먹을 필요 없다. 도미니카를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또한 김 감독은 “국제대회에선 구속이 빠르다고 무조건 통하는 게 아니다.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이 우선”이라며 “우리 투수진이 약하다는 우려도 있지만, 대표팀 타격 페이스를 보면 타격전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 우리 선수들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고 있지 않느나”며 류지현호의 화력을 높이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후배 류지현 감독을 향해 진심 어린 응원을 전했다. 김 감독은 “류 감독이 참 힘들었을 거다. 그 압박감을 나도 잘 안다”면서 “하지만 지금까지 해온 과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결과로 증명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야구는 생각한대로 되지 않는다. 생각이 맞을 때도 있고 틀릴 때도 있다. 비난에 흔들리지 말고 본인의 판단을 믿어라. 감독이 자신감이 있어야 선수들도 그 기운을 받는다. 몸 건강히 마이애미에서 한국 야구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오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17년 전 김인식호가 보여줬던 ‘위대한 여정’의 바통은 이제 류지현호에게 넘어갔다. ‘국민 감독’의 든든한 조언을 가슴에 품은 류 감독. 마이애미에서 어떤 리더십으로 또 다른 기적을 써 내려갈지, 대한민국 야구팬들의 시선이 마이애미로 향하고 있다. duswns06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