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시즌 LG 도루 제1가치는 ‘효율’

달라진 ‘경엽볼’

염경엽 감독 “도루 성공률 85% 나와야”

“성공률 높은 전략 위주로 간다”

[스포츠서울 | 창원=김민규 기자] “10번 뛰면 최소 8~9번은 살아야 한다.”

LG 염경엽 감독이 밝힌 도루의 기준이다. 한때 ‘무조건 뛰는 야구’로 불렸던 이른바 ‘경엽볼’이 이제는 한 단계 진화했다. 공격적인 야구 철학은 변함이 없지만, 이제는 성공률과 효율을 따지는 ‘현실 야구’로 방향을 잡은 분위기다.

LG는 1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2026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상대 배터리를 흔드는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여러 차례 시도했다. 상대 투수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베이스를 훔쳤다. 그러나 이는 ‘무작정 공격’이 아니다. 염 감독이 계산한 공격 야구의 연장선이다.

염 감독은 “우리 팀 야구의 기본은 공격이다. 투수, 수비, 주루, 타격 모두 공격적인 방향을 추구한다”며 “시범경기에서는 시즌에 활용할 전략을 모두 시험해봐야 한다. 시즌에 들어가서 갑자기 시도하면 늦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의 공격적인 주루 야구는 2023년 LG 부임과 함께 본격 시작됐다. 당시 그는 팀 체질을 바꾸기 위해 과감한 도루 전략을 시도했다. 2023시즌 LG는 무려 267차례 도루를 시도했다. 성공 166개, 실패 101개였다. 도루 성공과 실패 모두 리그 1위였다. 그러나 성공률은 62.2%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다른 구단들이 최소 70% 이상의 성공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였다.

염 감독은 “첫해에는 팀의 색깔을 바꾸기 위해 무리하게라도 시도했다. 선수들이 ‘우리는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팀’이라는 마인드를 갖게 하는 것이 먼저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의 도루 철학은 단순한 공격 야구가 아니다. 기준은 명확하다. 염 감독은 “박해민(2025 KBO리그 도루 1위) 같은 특수한 선수는 제외하더라도, 도루 성공률이 최소 85%는 나와야 한다. 내 기준으로는 90%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상대 투수와 포수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움직인다. 분석 확률이 90% 이상인데도 성공률이 60%대라면 분명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즉, 데이터와 분석을 기반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만 움직이는 야구라는 의미다.

실제 시간이 흐르면서 ‘경엽볼’도 진화했다. 2024년 LG의 도루 시도는 250회, 성공률은 68.4%였다. 2025년에는 도루 시도를 170회로 줄이는 대신 성공률을 71.2%까지 끌어올렸다.

염 감독은 “지금은 팀 컬러가 어느 정도 바뀌었다”며 “예전에는 ‘일단 시도해보자’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성공률이 높은 전략 위주로 운영하려 한다. 효과 없는 전략은 바로 포기한다”고 밝혔다.

공격적인 야구는 유지하되 효율성을 더한 ‘진화한 경엽볼’이다. 그렇다고 공격성을 버린 것은 아니다. 상대 약점이 보이면 여전히 과감하게 공격한다.

염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NC 선발 커티스 테일러의 느린 킥 동작을 보고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시도했다. 이에 대해 그는 “야구는 상대 약점이 보이면 공격해야 한다. 약점이 보이는데 가만히 있는 건 바보 같은 일”이라고 했다.

주자가 움직이면 투수는 타자에게만 집중할 수 없다. 루틴이 흔들리고 제구가 흔들릴 수 있다. 볼넷이 늘거나 구속이 떨어지는 등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염 감독은 “주루는 단순히 도루 하나를 노리는 것이 아니라 투수 전체 리듬을 흔드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효과 없는 전략은 과감히 버리고, 성공 확률이 높은 공격을 선택한다. 한때 ‘무조건 뛰는 야구’로 불렸던 경엽볼. 이제는 계산된 공격 야구로 한 단계 더 진화하고 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