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콘서트 ‘KAI in the HIDDEN PALACE’ 성료
뮤지컬 배우 데뷔 18년 인생 노래…마법 같은 동화 실현한 꿈같은 순간
순수함으로 표현한 희망 메시지…그 속에 담긴 단단함 ‘토닥토닥’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팝페라 가수 겸 뮤지컬 배우 카이(44·본명 정기열)가 ‘왕자님’으로 변신해 ‘공주님’이 된 팬들을 ‘카이의 성’으로 초대했다. 꽃샘추위를 녹인 그의 감미로운 목소리는 완연한 봄의 기운을 선사하며 따뜻한 사랑과 감동으로 물들였다.
카이는 지난 21~22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우리WON뱅킹홀에서 단독 콘서트 ‘KAI in the HIDDEN PALACE’를 통해 팬들과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었다.
이번 콘서트는 ‘카이 왕국의 하루’를 담은 총 3가지 테마로 구성, 그의 뮤지컬 인생 18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연출했다. 그가 출연한 작품들의 대표 넘버와 개인 앨범 수록곡 등으로 황홀한 무대를 꾸몄다.
카이는 스포츠서울에 “뮤지컬의 매력 중 하나가 ‘마법 같은 동화가 현실화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어른이 되어 놓치고 있던 가장 순수한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곳이 바로 극장이다. 이번 콘서트를 통해 나와 객석의 여러분 모두가 잠시나마 왕자와 공주로 분해, 하루 동안의 우리만의 비밀스러운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기를 바랐다”라고 소개했다.

◇ 별빛 장관을 장식한 사랑·용기·희망의 찬가
‘백마 탄 왕자’를 연상케 하는 흰색 제복을 입고 등장한 카이는 뮤지컬 ‘더 라스트 키스-사랑이야’ ‘미녀와 야수-EVERMORE’ ‘프랑켄슈타인-너의 꿈속에서’ ‘웃는 남자-모두의 세상’ 등을 부르며 비밀스러운 초대의 시작을 알렸다. 그의 무대는 아침 햇살처럼 빛났고, 저녁노을 아래 사랑을 속삭였다.
강렬한 반전 매력으로 또 하나의 서사적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잔잔했던 호수의 물안개는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 ‘엑스칼리버-결코 질 수 없는 싸움’ ‘프랑켄슈타인-난 괴물’ 등으로 내면의 갈등을 그려냈다.
폭풍이 휩쓸고 간 무대는 다시 희망의 빛으로 채웠다. 이는 카이의 개인적인 삶도 담겨 있었다. 서울예고 재학 시절부터 매료됐던 독어로 뮤지컬 ‘엘리자벳-마지막 춤·나는 나만의 것’ ‘레베카-신이여’ 등을 부르며 언어의 매력을 활용해 공감을 끌어냈다.
카이는 “독어가 가진 단단함과 그 속에 숨겨진 따스한 마음씨를 참 좋아한다”라며 “나에게 가사는 미술로 표현하자면 붓의 질감 표현 같은 느낌이 든다. 평소 ‘엘리자벳’과 ‘레베카’와 같은 작품 원작의 언어를 통해 우리말과는 결이 조금은 다른 붓 터치를 표현해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무대는 개인 디지털 싱글 수록곡인 ‘모두 사랑인걸’ ‘함께 흔들리자’ 등으로 완성했다. 공연을 ‘하나의 작품’으로 보여주고 싶다는 카이의 뜻이 담았다. 그는 “하나의 콘서트에 지나지 않았다면 무대에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한정적이었을 것이다. 아마도 연주자들이 가수 주위를 감싸고 무대 뒤 화면에선 내 얼굴을 비추거나 혹은 형이상적 그래픽 표현들이 구현되는 식이었을 것”이라며 “나는 뮤지컬 배우이기 때문에 그 정체성을 콘서트에서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항상 크게 작용하고, 또한 짧은 공연에도 세계관과 스토리텔링이 담기길 늘 기원한다”라고 전했다.

◇ 알 수 없는 내일, 하지만 진심의 목소리는 다시 시작을 예고하는 외침
뮤지컬 배우 데뷔 이후 18년간 갈고 닦은 이 길에, 카이는 대한민국 최정상 뮤지컬 배우이자 크로스오버 가수로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항상 스스로 자세를 낮춘다.
카이는 “어쩌면 나는 무대를 통해 어떤 형상과 결과를 쟁취하려 해왔던 마음이 컸던 것 같다는 깨달음이 있었다. 이후 세상의 모든 것은 그 자체로서 가치와 이유가 충분히 존재하며 그것을 스스로 버리지만 않는다면 모든 것은 그 자체로 완벽한 예술작품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라며 “앨범 속에서 그리고 무대에서 큰마음을 담아 부른 ‘나는 나만의 것’이라는 노래가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큰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라고 말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카이의 노래에서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아마도 그의 목소리에 녹아있는 진심과 겸손이 통해서일 것이다.
그는 “‘무엇을 하느냐’ 보다 ‘어떻게 서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어디서 무엇을 하게 될지 나도 아직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어디에 있든지 새로운 날개를 펴고 스스로에 대해 확신을 갖고 무대에 단단하게 서고 싶다는 희망뿐이다”라고 답했다. gioia@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