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 기자] 싱그러운 봄 공기처럼 FC서울 축구에도 봄이 왔다. ‘김기동호 3년 차’에 꽃을 피우고 있다.

김기동 감독이 지휘하는 서울은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5라운드 광주FC와 홈경기에서 5-0 대승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 일정으로 타 팀보다 한 경기 덜 치른 서울은 리그 개막 이후 4경기에서 전승(승점 12)을 거두며 선두로 도약했다. 직전 라운드까지는 울산HD가 나란히 3연승을 기록, 다득점에서 서울에 앞서 선두에 매겨졌다. 그러나 이날 김천 상무와 0-0으로 비겨 서울이 선두가 됐다.

지난 18일 포항 스틸러스 원정(1-0 승)에서 19년 만에 서울의 개막 3연승을 만끽한 김기동호는 마침내 4연승까지 완성했다. 이전까지 서울은 1983년 창단 이후 한 번도 개막 4연승을 달성한 적이 없다. 새 역사를 썼다.

스코어가 증명하듯 서울이 홈 개막전으로 치른 이날 광주에 융단폭격을 가했다. 광주는 이정규 신임 감독 체제에서 개막 4경기 무패(1승3무)를 달리다가 이날 대패를 당했다.

서울은 김 감독이 지향하는 빠른 공수 전환 색채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 공을 지닌 선수 주변의 움직임, 연계 플레이의 질도 뛰어나다. 초반부터 경기를 주도한 서울은 전반 9분 손정범이 프리킥 때 바베츠가 골문 앞에서 머리로 연결한 걸 재차 머리를 갖다 대 선제골을 터뜨렸다. 2007년생 신예인 그는 직전 포항전에서 조영욱의 결승골을 도운 데 이어 이날 K리그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일찌감치 격차를 벌린 서울은 후반 ‘김기동표 용병술’로 KO펀치를 날렸다. 후반 교체로 들어온 폴란드 공격수 클리말라가 킥오프 2분 만에 정승원의 크로스를 왼발로 연결해 골문을 갈랐다. 후반 14분엔 김진수의 프리킥 때 수비수 로스가 헤더로 팀의 세 번째 골을 해냈다. 이어 후반 28분 다시 클리말라가 또 다른 교체 자원 문선민의 침투 패스를 이어받아 왼발로 멀티골을 완성했다. 전의를 상실한 광주를 맞아 서울은 후반 37분 문선민의 오른쪽 크로스 상황에서 역시 교체 투입된 이승모가 마무리하며 5-0 대승을 완성했다.

‘역4를 함께쓰자’는 현수막을 내건 서울 서포터 ‘수호신’은 파도타기 응원까지 주도했다. 상암벌을 몰려든 2만4122명의 관중도 호응하며 축제 분위기를 냈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파이널A에 진입했지만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못 내고, ‘기성용 이적 이슈’ 등으로 야유가 가득했던 상암벌이 커다란 환호성으로 바뀌었다. 김 감독은 화답하듯 경기 중 ‘엄지 척 세리머니’로 포효한 데 이어 경기 후 서포터와 승리 뒤풀이를 즐겼다. 경기장 곳곳에서 “김기동!”을 외치는 목소리도 쩌렁대게 들렸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외롭고 힘든 시간을 버티니 이런 기회가 오는 것 같다. 팀에 다 쏟아부어서 올해는 무언가 이루는 한 해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