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LA 다저스 내야수 김혜성이 시범경기 타율 4할을 넘기고도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숫자만 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지만, 구단이 본 기준은 분명하다. 타율이 아니라 출루였다.
다저스는 23일 김혜성을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로 내려보냈다. 2년 연속 개막 로스터 탈락이다. 시범경기 타율 0.407, OPS 0.967. 기록만 놓고 보면 내야 경쟁에서 밀릴 이유는 없었다.
스포츠넷 LA 해설가 에릭 캐로스는 “내가 김혜성이라면 당연히 화가 날 것이다. 분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도 이 결정이 낯설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김혜성은 WBC 참가 전후로도 타격 흐름을 이어갔다. 짧은 표본이지만 타율, 장타, 주루까지 모두 보여줬다. 팬들 역시 “프리랜드보다 공격력이 낫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구단이 본 건 다른 지표다. 볼넷과 삼진, 그리고 타석의 질이다.
김혜성은 시범경기에서 8삼진 1볼넷. 반면 경쟁자 알렉스 프리랜드는 11삼진 13볼넷이다. 타율은 1할대였지만, 출루 방식은 완전히 달랐다.
캐로스는 “구단은 스트라이크존을 얼마나 관리할 수 있는지를 본다”고 짚었다. 타율 4할보다 ‘어떤 공을 고르고, 얼마나 버티느냐’를 더 중요하게 본 것이다.
다저스 단장 브랜든 고메스 역시 “프리랜드는 타석 감각이 좋고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결과보다 과정에 무게를 둔 판단이다.
현지 팬 반응은 갈린다. “김혜성을 트레이드해야 한다”는 강한 비판부터 “결정이 실망스럽다”는 반응까지 이어진다.
반면 구단 판단을 이해하는 시선도 있다. 다저스네이션은 “다저스가 가장 우려하는 건 출루하지 못하는 타자를 하위 타선에 두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위 타선일수록 ‘살아 나가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동안 김혜성은 맞히는 능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볼을 고르고, 투구수를 늘리고, 출루로 연결하는 부분에서는 아직 의문부호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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