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내야진 이탈·한동희 부상 ‘악재’

빛난 ‘베테랑 듀오’의 존재감

노진혁 “죽기 살기로”

김민성 “팀 공백 메우는 것이 베테랑 역할”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선수 생명의 ‘황혼기’인 불혹을 앞둔 선수들이다. 이 탓에 주전 경쟁에서 한발 밀려난 처지라면 흔히 ‘제2의 인생’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롯데 노진혁(37)과 김민성(38)은 다르다. 절벽 끝에 선 심정으로 자신을 단련했고, 그 지독한 집념은 예기치 못한 위기에 빠졌던 팀을 구해낸 요소가 됐다.

롯데는 이번 시범경기 1위를 했다. 사실 걸어온 길이 쉽지 않았다. 핵심 내야수들이 캠프 도중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 여기에 주전 1루수 한동희마저 부상으로 개막전 출전이 무산됐다. 비시즌 외부 영입마저 없었던 상황이라 자칫 ‘팀 붕괴’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 거대한 구멍을 ‘베테랑’ 노진혁과 김민성이 메웠다.

특히 노진혁의 반전은 드라마틱하다. 올시즌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겪었다. 상처가 될 법한 2군 캠프행에도 노진혁은 후배들과 쉼 없이 땀을 흘렸다. 그는 “1군 캠프에 못 갔다고 해서 야구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2군에서 후배들과 단합하며 단 한 번의 훈련도 빠지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며 “덕분의 실전에서 즉시 전력으로 뛸 수 있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입지를 바라보는 시선은 지극히 냉정하고 객관적이다.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 내 자리가 다시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프로의 세계는 끝까지 가봐야 아는 것”이라며 “기회가 주어질 때 죽기 살기로 덤벼 내 자리를 지켜내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김민성의 헌신 또한 눈부시다. 주로 3루수로 나선 선수다. 팀의 필요에 따라 주저 없이 1루 글러브를 꼈다. 그는 캠프서부터 낯선 포지션 훈련을 묵묵히 소화했다. 오직 팀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만 집중했다. “베테랑의 숙명은 주전 선수가 부진하거나 부상으로 빠졌을 때, 그 빈자리를 메워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선수의 머릿속에는 언제나 개인의 기록보다 ‘팀의 승리’가 우선이다. 이들의 집념 덕분에 롯데는 마이너스 요인을 상쇄했다. 여기에 베테랑 두 선수의 경험은 덤이다.

위기의 순간 빛을 발휘한 베테랑 두 선수다. 묵묵히 제 몫을 다한다. 올시즌 롯데가 정규시즌을 무난하게 시작할 수 있는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다. 실력만큼이나 빛나는 이들의 집념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야 하는 이유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