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위수정 기자]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55) 작가가 미국의 권위 있는 도서상인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상을 거머쥐며 한국 문학의 새 역사를 썼다. 한국 작가의 작품이 이 상의 소설 부문에서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5년 출간 도서 시상식’에서 이예원과 페이지 모리스가 번역한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영어제목 ‘We Do Not Part’)를 소설 부문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한강은 캐런 러셀, 케이티 기타무라 등 영미권의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북미 문단에서도 독보적인 문학적 성취를 인정받게 됐다. 1974년 창설된 NBCC상은 퓰리처상, 전미도서상과 더불어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중 하나로 꼽힌다.

NBCC 측은 수상작 선정 이유에 대해 “제주 4·3 사건의 여파가 남긴 트라우마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며 “상실 속에서 창조와 진실을 천착한 고찰이자, 압도적인 꿈처럼 긴 여운을 남기는 예술적인 소설”이라고 극찬했다.

한강 작가는 이날 시상식에 직접 참석하지 못했으나, 출판사 편집장이 대독한 소감을 통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모국어인 한국어에서 영어로 놀라운 연결을 만들어준 번역가들에게 감사하다”며 “나는 여전히 우리 안에 깜빡이는 빛이 존재한다고 믿고 싶다. 그 빛을 굳건히 붙들고 앞으로 나아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지극한 사랑과 기억의 힘을 시적인 언어로 담아냈다는 평을 받는다. 이미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과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 일본 요미우리문학상 등을 휩쓴 바 있는 이 작품은 이번 수상으로 전 세계적인 문학적 보편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한편 한국 작가가 NBCC상을 받은 것은 지난 2024년 김혜순 시인의 시집 <날개 환상통>(시 부문) 이후 두 번째이며, 소설 분야에서는 한강이 최초의 주인공이 됐다. wsj0114@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