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의 꽃 ‘젖히기’ 전법 다시 살아나

강자들 선호 전법 ‘젖히기’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경륜판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이유는 명확하다. 봄이다. 그리고 ‘젖히기’다.

겨우내 실내훈련과 컨디션 조절에 집중하던 선수들이 야외 훈련량을 늘리기 시작했다. 몸이 올라오자 승부도 달라졌다. 자력 승부가 늘었고, 그중에서도 가장 공격적인 전법 ‘젖히기’가 다시 살아났다. 경륜 팬들이 가장 열광하는 장면, 그 한 방이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경륜에서 선수들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전법은 선행, 젖히기, 추입, 마크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강자들이 특히 선호하는 전법이 바로 ‘젖히기’다. 젖히기는 단순한 추월이 아니다. 앞선 선수를 한 박자 빠른 타이밍으로 단숨에 넘어서는 전법이다.

주로 마지막 바퀴 1~3코너, 승부의 핵심 구간에서 터진다. 순간 가속력, 타이밍, 그리고 결단력. 세 가지가 맞아떨어져야 완성된다. 그래서 ‘꽃’이라 불린다. 성공하면 가장 화려하고, 실패하면 가장 처참할 수 있다.

과거에는 특선급 강자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선수들의 기량이 전반적으로 올라오면서 등급을 가리지 않고 과감한 젖히기가 이어지고 있다. 흐름이 아니라 타이밍. 그 한 순간을 잡는 선수가 승부를 가져간다.

최근 경주에서도 그 위력은 분명했다. 부산광역시장배 특별경륜에서는 특선급 정종진(20기, SS, 김포)이, 우수급에서도 젖히기 승부로 정상에 올랐다. 광명에서도 흐름은 이어졌다.

지난달 29일 광명 13회차, 선발 4경주에서는 이한성(6기, B2, 광주 개인)이 과감한 젖히기로 우승 후보를 무너뜨렸고, 우수급 10경주에서는 임대성(29기, A2, 충남 계룡)이 양기원(20기, A1, 전주)을 상대로 같은 전법으로 승리를 가져갔다.

그리고 이날의 백미는 광명 15경주였다. 후미에 머물던 강진남(18기, S2, 창원 상남)이 반 바퀴를 남기고 단숨에 스피드를 끌어올렸다. 앞선을 한 번에 넘었다. 그대로 결승선. 예상은 뒤집혔고, 환호가 터졌다.

이게 젖히기다. 강자에게는 확실한 결정타다. 약자에게는 단숨에 판을 뒤집는 기회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타이밍이 늦으면 막힌다. 라인이 무너지면 그대로 끝이다. 몸 상태만으로 되는 전법이 아니다. 판단과 배짱이 함께 따라야 한다.

전문가들은 신호를 읽고 있다. 예상지 명품경륜 이근우 수석은 “최근 젖히기로 두각을 보이는 선수들이 늘고 있다. 특히 금, 토 경주에서 젖히기를 과감하게 시도하는 선수는 몸 상태가 좋다는 신호”라며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이후 흐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몸이 올라오고, 승부가 빨라진다. 그리고 젖히기가 살아난다. 경륜의 꽃이 다시 피고 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