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지배하는 ‘볼넷’

최대한 ‘적게 주고, 많이 얻어라’

최상위권으로 가는 ‘열쇠’

염경엽 감독 “그냥 맞는 게 낫다”

[스포츠서울 | 강윤식 기자] 시즌 초반 볼넷이 KBO리그를 말 그대로 ‘지배’하고 있다. 매일 볼넷에 울고 웃는 경우가 발생한다. 볼넷을 어떻게 통제하느냐가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최대한 적게 주고, 많이 얻는 게 최상위권으로 가는 ‘열쇠’다.

지난 14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삼성전. 혈투 끝 삼성이 6-5로 승리했다. 연장을 가지 않았지만, 무려 4시간10분이 걸렸다. 그러나 이 경기가 주목받은 이유는 다른 데 있다. 한화가 내준 18개의 사사구다. 36년 만에 나온 한 경기 최다 사사구 신기록이다.

비단 한화만의 문제가 아니다. 올시즌 전반적으로 볼넷이 많다. 21일 현재 올시즌 9이닝당 볼넷 개수는 4.3개다. 2022시즌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3개 정도 개수를 유지했던 걸 생각해보면 이번시즌 ‘볼넷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자연스럽게 볼넷이 시즌 초반 판도에 영향을 주는 ‘최대 변수’가 되고 있다. 2~3점 차 이내의 타이트한 경기에서 볼넷이 치명적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그런 만큼 소위 볼넷에 대한 ‘면역력이 강한’ 팀이 경기를 잡을 확률도 높아졌다.

일단 적게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21일 현재 가장 볼넷을 적게 허용한 팀은 LG다. 그 뒤를 KT가 잇고 있다. 시즌 개막 직후 마운드에서 꾸준히 안정적인 제구를 자랑한다. 그 결과 이 두 팀은 현재 치열한 1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동시에 상대 약점을 파고드는 것도 핵심이다. 흔들리는 상대 마운드를 놓치지 않고 볼넷을 많이 얻어내야 한다. 이 부문에서는 LG, KT와 함께 최상위권 싸움 중인 삼성이 확 치고 나간다. 21일 SSG전으로 가장 먼저 100개를 돌파했다. LG와 KT는 볼넷 획득에서도 상위권에 자리한다.

‘볼넷 많이 주면 2군’이라고 선수단에 엄포를 놓은 LG 염경엽 감독은 ‘볼넷의 위험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그냥 맞으라는 거다. 그게 최소 실점으로 가는 거다. 볼넷 주고 홈런 맞으면 그게 몇 점이냐”며 “연속 안타를 맞는 경우는 많지 않다. 결국 스스로 무너지는 경기가 훨씬 많다”고 설명했다.

야구를 하면서 볼넷이 안 나올 수는 없다. 그런데 많아도 너무 많은 게 문제다. 볼넷은 좋을 게 없다. 볼이 나오면 투수들 투구수가 늘어난다. 그렇게 되면 체력 부담이 커지고 마운드 관리가 어려워진다. 결국 전체적인 시즌 운영난도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볼넷이 통제가 안 되면 순위 싸움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쉬운 일은 아니다. 조금 더 집중하는 수밖에 없다. skywalk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