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5월 연휴 극장가의 문은 외화가 열었다. 올해 초부터 강세를 보인 한국 영화에 이어 5월 극장가는 외화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어린이날과 주말이 맞물린 연휴 기간 극장가 상위권을 차지한 건 신작 ‘슈퍼 마리오 갤럭시’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다. 여기에 기개봉작 ‘프로젝트 헤일메리’까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5월의 시작은 외화가 주도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5일 기준 ‘슈퍼 마리오 갤럭시’는 이날 하루에만 28만3287명이 관람하며 누적 111만698명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2위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로, 12만4693명이 선택해 누적 95만9139명을 기록했다.

물론 한국 영화가 부재한 것은 아니다. 공포 영화 ‘살목지’와 배우 정우의 첫 연출작 ‘짱구’ 등이 관객과 만나고 있다. 다만 한국 영화가 흐름의 중심에 서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일 뿐이다. ‘살목지’는 개봉 한 달을 지나며 흥행의 탄력이 다소 완만해졌고, ‘짱구’ 역시 꾸준한 관객층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연휴 극장가의 전면에 서기에는 다소 힘이 분산된 모습이다. 한국 영화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이번 연휴의 중심축은 외화를 향해 있다.
이는 올해 초 극장가와는 사뭇 다른 결이다. 1분기 극장가는 한국 영화가 주도하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장항준 감독의 작품 ‘왕과 사는 남자’가 2024년 ‘파묘’와 ‘범죄도시 4’ 이후 2년 만에 천만 영화의 탄생을 알렸다. 이어 ‘살목지’ 역시 손익분기점 3배 이상의 기록을 세웠고, 덕분에 올해 한국 영화는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이어 2분기에 들어서며 ‘프로젝트 헤일메리’ ‘슈퍼 마리오 갤럭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등 외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한국 영화와 외화의 흥행 경쟁의 결과로 보기보단 시기적 특성과 맞물린 흐름이다.
5월은 이른바 ‘가정의 달’로, 가족 단위 관객의 극장 방문이 두드러지는 시기다. 이 시기 관객은 비교적 폭넓은 연령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애니메이션이나 프랜차이즈, 이미 익숙한 세계관을 지닌 작품들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이번 연휴 극장가를 이끈 작품들이 그러하다. ‘슈퍼 마리오 갤럭시’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2023)의 후속편이자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슈퍼 마리오’ 게임 시리즈의 연장선이다. 세대를 아우르는 캐릭터와 밝은 정서로 가족 관객을 끌어들이기 충분하다.
20년만 후속편으로 돌아온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친숙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폭넓은 관객층의 선택을 받았다. 앞서 개봉한 ‘프로젝트 헤일메리’ 또한 원작의 인지도와 입소문을 기반으로 관객의 관심을 확보하며 상위권에 안착했다.

5월 극장가의 흐름은 ‘외화가 강해서’라기보다 외화가 지금의 시기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가깝다. 반대로 올해 초 한국 영화가 강세를 보였던 것 역시 그 시기 관객의 수요와 맞아떨어진 결과다. 흥행은 작품이 가진 힘뿐만 아니라 개봉 시기와도 긴밀하게 연결된다.
5월 첫 연휴 스크린은 외화가 채웠다. 다만 그것이 곧 한국 영화의 부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단지 극장가가 또 다른 흐름을 맞이한 것 뿐이다. 지금의 극장가는 한국 영화의 봄을 지나 외화의 봄이 이어지고 있다. sjay09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