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글·사진 | 서초=원성윤 기자] 빌딩 숲이 빽빽한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한복판, 거대한 우주선이 내려앉은 듯한 이색적인 공간이 오가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단순한 대형 스토어나 흔한 병원이 아니다.

이곳은 개인의 생체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해 건강한 수명을 늘리는 ‘롱제비티(Longevity·건강 장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도심형 복합 웰니스 공간, ‘웰니스하우스서울’이다. 약 800평 규모, 총 3개 층(지하 2층~지상 1층)에 걸쳐 펼쳐진 이 거대한 실험실은 질병이 발생한 후 치료하던 기존 메디컬 시스템을 넘어, 사전 예방과 세포 단위 관리를 통해 건강 관리의 패러다임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 AI가 읽어내는 피부 지도…“쇼핑 아닌 과학적 큐레이션”

1층 문을 열고 들어서면 ‘웰니스하우스서울 스토어’와 라운지가 펼쳐진다. 입구에 비치된 첨단 AI 진단 기기 ‘이브랩(EveLab)’ 앞에 앉으면 카메라가 수 초 만에 얼굴 전체를 스캐닝한다.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숨은 주름, 모공 깊이, 색소 침착 정도가 즉각 데이터로 치환돼 화면에 쏟아진다. 현장의 웰니스 큐레이터 ‘웰리스트(Well1st)’는 이 AI 결과를 바탕으로 피부 상태에 최적화된 고기능성 K-뷰티 제품을 정밀 큐레이션한다. 이곳에 입점한 28개 브랜드, 250여 개 제품은 지하 클리닉의 의학적 시술과 연계된 ‘애프터 케어’ 특화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공간 설계에도 미래 지향적 브랜드 철학이 투영됐다. AAC 비즈니스 파트 한병준 팀장은 “환자를 눕혀놓고 처치하는 공장형 메디컬 환경에서 벗어나, 디자인부터 동선까지 철저히 데이터 기반 맞춤형 고객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며 “우주 기지 이미지는 AAC가 지향하는 글로벌 의료 플랫폼의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라운지 카페 ‘스웰니시(Swellnessy)’ 역시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 피부 진정이나 대사 활성화 등 클리닉 처방과 시너지를 내는 특화 음료를 제안하며 공간의 경계를 허문다.

◇ 영하 100도의 극한 체험... ‘바이오해킹’의 실체를 마주하다

지하 1층 ‘윔 센터’로 내려가면 본격적인 ‘바이오해킹(Bio-hacking)’ 공간이 펼쳐진다. 인간의 신체를 해킹해 최적 상태로 조율한다는 이 혁신적인 공간에서 가장 강렬한 경험은 ‘전신 크라이오테라피’였다. 질소가스 없는 최첨단 전기식 챔버에 몸을 맡기면 영하 100도의 냉기가 전신을 감싼다. 3분간의 극한 체험은 급격한 체온 저하에 대응해 신진대사를 폭발적으로 활성화하고, 혈류량을 늘려 지방 연소와 근육의 빠른 회복을 돕는다. 유럽 축구 리그 국가대표 등 톱클래스 스포츠 스타들이 컨디션 조절을 위해 찾는다는 이 장비는 즉각적이고 강력한 에너지 변화를 선사한다.

이어지는 고압 산소 챔버는 안티에이징과 세포 재생의 핵심 인프라다. 대기압보다 높은 압력 환경에서 순수 산소를 흡입하면 모세혈관 끝까지 산소가 용해돼 전달된다. 30분간 고압 환경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 혈중 산소 농도가 급격히 높아져 만성 피로 회복과 조직 재생을 극대화한다.

이러한 최첨단 장비들은 프라이빗한 관리실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타인의 시선을 완벽히 차단하는 독서실 형태를 모티브로 한 관리실은 철저한 익명성과 안락함을 보장한다. 유명 연예인은 물론 메이저리그(MLB) 스타들까지 입소문만으로 찾아올 만큼 보안과 효과 면에서 정평이 나 있다.

◇ K-뷰티 넘어 ‘K-웰니스’ 산업의 비전을 쏘다

웰니스하우스서울의 실험은 한국 헬스케어 산업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융합 모델을 제시한다. AI 기술을 활용한 정밀 진단, 의학적 근거를 갖춘 최첨단 장비, 그리고 뷰티와 F&B가 결합된 토탈 플랫폼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차세대 ‘K-웰니스’의 진수라 할 만하다. 르포를 마치고 나서는 길, 이곳은 고장 난 몸을 고치는 상업 의료 시설이 아니라, 데이터라는 정확한 나침반을 들고 자신의 삶의 질을 주도적으로 최적화하는 ‘미래형 인간’을 위한 하이엔드 전초기지로 뚜렷하게 각인됐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