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위수정 기자] 스타벅스코리아가 최근 마케팅 문구로 민주화 운동을 폄훼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과거 예능 프로그램과 기업 광고에서 사용된 유사한 논란들이 줄줄이 재조명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스타벅스가 지난 18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 ‘탱크 데이’, ‘책상에 탁!’ 등의 문구를 활용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1980년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 탱크와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동시에 연상시키는 표현이라며 분노했고, 결국 신세계 정용진 회장이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와 관련 임원을 해임하는 사태로까지 번졌다.

이러한 논란의 나비효과로 과거 SBS 예능 ‘런닝맨’에서 사용됐던 자막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019년 6월 2일 방송된 ‘런닝맨’ 455회에서 김종국이 “노란팀은 1번에 딱 몰았을 것 같다”고 말하자, 전소민이 사레들린 듯 기침을 했다. 이때 제작진은 자막으로 “1번을 탁 찍으니 엌 사레들림”이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해당 자막이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이 사망 원인을 은폐하기 위해 발표한 “책상을 ‘탁’ 치니까 ‘억’ 하고 쓰러졌다”라는 거짓 해명을 연상시킨다며 강력히 항의했다. 당시 SBS 측은 “녹화 상황을 풍자한 표현이며 관련 사건과는 어떤 의도도 없었다”고 사과한 바 있다.

‘런닝맨’은 이보다 앞선 2016년에도 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할 때 쓰는 용어인 ‘운지’라는 단어를 자막에 노출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권고 처분을 받는 등 여러 차례 자막 논란으로 구설에 올랐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SNS를 통해 스타벅스 논란과 같은 시기(2019년)에 발생했던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발목양말 광고 이미지를 공유하며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과 6월 민주항쟁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광고”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당시 무신사는 양말 광고에 “탁 치니 억” 표현을 연상시키는 문구를 사용했다가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신 열사님의 뜻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될 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공식 사과한 바 있다. 스타벅스에서 시작된 ‘역사 의식 부재’ 논란이 과거의 사건들까지 소환하며 사회적 화두로 다시 떠오르는 모양새다. wsj0114@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