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타자’ 김도영, 타격감 ‘활활’

시즌 4번 출전, 타율 0.304 10홈런 30타점

3번 출전 때보다 3배 가까이 차이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4번 타자 김도영은 다르다.”

타순 하나가 타자를 바꿨다. KIA 김도영(23) 얘기다. 시즌 초반 주춤하던 방망이가 4번으로 타순을 옮긴 뒤 완전히 달라졌다. 단순한 감이 아니다. 홈런 하나 더 친 것도 아니다. 숫자가 증명한다.

김도영은 17일 대구 삼성전에서 시즌 13호 홈런을 터뜨리며 KBO리그 홈런 부문 단독 선두를 지켰다. 타점도 추가하며 38타점을 적어 리그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2024년 리그를 지배했던 MVP의 위용이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시즌 출발은 매끄럽지 않았다. 개막 후 4월7일까지 9경기에서 타율 0.250, 1홈런 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91 기록했다. 2024시즌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OPS 1.067을 적은 ‘슈퍼스타’ 김도영이란 이름값을 고려하면 분명 답답한 흐름이었다.

변곡점은 타순 변경이었다. 4월8일부터 거의 4번으로 고정됐다. 이날부터 김도영은 34경기에서 타율 0.286, 12홈런 35타점, OPS 1.013을 몰아쳤다. 대략 3경기마다 홈런 하나다. 타점은 경기당 1개가 넘는다. 4번 타자로 나섰을 때 KIA 중심 타선의 무게감이 확 달라졌다.

3번과 4번의 차이는 더 선명하다. 올시즌 김도영은 3번 타자로 나섰을 때 타율 0.232, 3홈런 8타점, OPS 0.807에 머물렀다. 반면 4번 타자로는 타율 0.304, 10홈런 30타점, OPS 1.057을 기록 중이다. 홈런과 타점 모두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같은 타자, 다른 결과다.

핵심은 타격 자체의 변화다. 3번에 있을 때는 출루와 주루, 연결까지 의식했다. 콘택트 중심 스윙이 많았다. 그러나 4번으로 옮긴 뒤에는 또 4번답게 친다. 강한 타구 생산에 졉중하고, 자연스럽게 장타도 늘었다. 지난 5일 시즌 12호 홈런 이후 잠시 대포가 터지지 않았으나, 17일 하나 만들며 흐름을 바꿨다.

시즌 타율만 보면 0.278이다. 압도적이라고 하긴 어렵다. 그러나 OPS는 0.969, 장타율은 0.589에 달한다. 안타 하나의 가치가 다르다는 의미다. 여기에 득점권 타율은 0.390이다. 찬스에서 더 강해지는 4번 타자다.

흥미로운 건 정작 본인의 반응이다. 김도영은 “홈런은 신경 쓰지 않는다. 현재 타격감이 좋지는 않다. 놓친 공이 너무 많다”고 했다. 심지어 “시즌을 다시 시작하고 싶을 정도”라고 말할 만큼 만족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무섭다. 본인은 아직 미완성이라고 하지만, 홈런과 타점 모두 리그 최상위권이다. 구단 내부에서 “김도영은 혼자 종이 다른 것 같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제대로 걸리면 담장을 넘긴다.

KIA가 웃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도영이 4번에서 중심을 잡으면 타선 전체가 살아난다. 타순은 단순한 배치가 아니다. 타자의 역할과 스윙, 경기 접근법까지 바꾼다. 지금 김도영이 그 증거다. 3번 타자 김도영도 위협적이지만, 4번 타자 김도영은 승리를 부른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