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태훈, KPGA 선수권 ‘타이틀 방어전’
1987~1988년 최윤수 이후 38년 만의 도전
“부담보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각오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된다.”
수없이 되뇌이며 결국 정상에 섰다. 그리고 그 무대에서 38년 만의 ‘2연패’를 정조준한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옥태훈(28·금강주택) 얘기다. ‘디펜딩 챔피언’ 옥태훈이 지난해 자신의 골프 인생을 바꿔놓았던 ‘KPGA 선수권대회’에서 시즌 ‘첫 승’과 함께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국내 최고 권위의 남자 골프 대회 ‘제69회 KPGA 선수권대회 with 에이원CC’가 오는 6월 4일부터 나흘간 경남 양산 에이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다. 총상금 16억원, 우승 상금 3억2000만원 규모다. 한국 프로골프 역사와 함께한 ‘내셔널 타이틀’ 무대다.
가장 큰 관심은 역시 지난해 챔피언 옥태훈에게 쏠린다. 그에게 지난해 KPGA 선수권 우승은 단순한 ‘첫 승’이 아니었다. 긴 무명과 심리적 압박, 스스로를 향한 의심을 모두 이겨낸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대회에 앞서 옥태훈은 “KPGA 투어 우승이 없었던 시절, 스스로에 대한 부담도 많았고 스트레스도 있었다. 지난해 시즌 초부터 ‘언제 첫 승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며 “매 대회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된다’고 자기 암시를 하며 버텼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특히 KPGA 선수권대회에서는 샷 하나, 퍼트 하나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에서 첫 우승을 했다는 데 정말 의미가 컸다”며 “그 우승으로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됐고,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힘줘 말했다.

실제 지난해 KPGA 선수권 우승은 옥태훈의 커리어를 완전히 바꿔놨다. 2018년 데뷔 후 125개 대회 만에 감격의 첫 승을 신고한 그는 이후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곧바로 ‘KPGA 군산CC 오픈’까지 제패하며 2주 연속 우승을 달성했고, 시즌 후반 ‘KPGA 경북오픈’까지 정상에 오르며 2025시즌 3승을 쓸어 담았다.
결국 그는 ‘우승 3회, 톱10 10회 진입’이라는 압도적 성적과 함께 제네시스 대상, 상금왕, 덕춘상(최저타수상), 톱10 피니시상, 한국골프기자단 선정 기량발전상(MIP)까지 휩쓸며 ‘옥태훈의 해’를 완성했다.

그러나 올시즌 흐름은 썩 좋지 않다.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준우승 이후 기대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컷 탈락과 기복도 있었다.
옥태훈은 “솔직히 올시즌 아쉬운 부분이 많다. 스스로 부족함도 느낀다”면서도 “너무 낙심하거나 불안해하지 않으려 한다. 최근에는 샷과 퍼트 감각이 조금씩 살아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꾸준하게 상위권 경쟁을 하다 보면 우승 기회는 자연스럽게 찾아온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선수권대회에서는 결과보다 내가 준비한 플레이에 더 집중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타이틀 방어전 이상의 의미도 있다. 옥태훈이 우승할 경우 1987~1988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던 최윤수 이후 무려 38년 만에 ‘KPGA 선수권 2연패’를 이루는 선수가 된다.

무엇보다 그는 이미 한 차례 ‘디펜딩 챔피언의 무게’를 경험했다. 최근 KPGA 경북오픈에서 첫 타이틀 방어전에 나섰지만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옥태훈은 “우승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플레이가 무거웠다”며 “그러나 그 경험을 통해 많이 배웠다. 이번엔 부담보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결과를 의식하기보다 매 샷에 집중하면서 편안하게 경기하고 싶다. 다시 한번 팬들에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미소 지었다. km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