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예약난·공급 부족·지방선거 공약 경쟁…대안으로 떠오른 스크린파크골프

[스포츠서울ㅣ이승무기자] 파크골프의 인기는 이제 부인하기 어려운 사회적 흐름이 됐다. 최근 몇 년 사이 전국 파크골프장은 빠르게 늘었고, 이용자도 폭증했다. 국회입법조사처와 관련 보도를 보면 국내 파크골프장은 2020년 254개에서 2025년 552개로 117.3% 증가했고, 대한파크골프협회 등록 회원 수도 같은 기간 약 4만5000명에서 22만9000명으로 급증했다. 생활체육의 한 종목을 넘어 지역 여가·복지·산업을 아우르는 시장으로 커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현장의 체감은 숫자보다 더 빠르다. 날이 풀리는 5월부터는 좋은 야외 파크골프장을 제때 예약하기가 쉽지 않다. 수요는 급증했지만 공급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일부 지자체에서는 예약제 도입을 둘러싸고 이용자 반발과 형평성 논란이 벌어지고, 협회 중심 운영이나 공공시설 사유화 문제도 이어지고 있다. 파크골프가 ‘누구나 즐기는 생활체육’으로 커졌지만, 정작 인기 시간대와 인기 구장은 모두에게 열려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같은 현실은 6·3 지방선거 국면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곳곳에서 파크골프장 신설과 확충이 생활밀착형 공약으로 떠오르지만, 새 구장을 조성하는 방식만으로는 당장 폭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입지 선정부터 예산, 주민 민원, 환경 논란까지 겹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시장의 시선은 야외 구장 확충 못지않게, 날씨와 계절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실내 대안인 스크린파크골프로 옮겨가고 있다.

실제로 스크린파크골프는 이제 보조재가 아니라 별도 시장으로 커지는 분위기다. 업계 집계에 따르면 2026년 4월 기준 전국 스크린파크골프연습장은 약 500여 곳이 운영 중이며, 수도권과 경상권을 중심으로 시장이 본격 확산하고 있다. 수도권 비중은 전체의 약 46%, 이 가운데 경기도가 약 2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전통적으로 파크골프 저변이 두터운 경상권도 약 24.5% 수준으로 주요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야외 파크골프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실내 연습·게임 수요까지 함께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역별 특징도 뚜렷하다. 서울·대구·부산 같은 대도시는 평균 타석 수 7개 이상 대형 매장 중심으로 커지고, 충청·전라도의 중소도시는 5타석 안팎의 중소형 매장이 늘어나는 흐름이다. 결국 스크린파크골프 시장도 획일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상권 규모와 이용층 특성에 맞는 형태로 분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수도권은 접근성과 인구 밀도를 바탕으로, 경상권은 기존 야외 파크골프 문화의 연장선에서, 충청·전라도는 창업형·생활밀착형 모델 중심으로 각각 시장을 넓혀가는 셈이다.

이 흐름은 이미 공공 부문에서도 감지된다. 서울 관악구와 중구, 경기 의왕시, 전남 나주 등은 복지관·체육센터·커뮤니티센터 등에 스크린파크골프 시설을 들이며 도심형 생활체육 인프라로 활용하고 있다. 서울 중구는 공공시설 5곳에 총 21타석 규모의 스크린파크골프장을 조성 중이고, 여러 지자체가 주민센터나 복지시설 유휴공간을 활용해 실내 파크골프 저변 확대에 나섰다. 야외 구장 신설이 환경과 공간 점유 문제로 갈등을 빚는 것과 달리, 스크린파크골프는 그런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민간 시장의 움직임도 빠르다. GTR, 레저로, 마실, 파크야, 플레이파크골프, 임팩트파크골프 등 주요 브랜드들은 센서 정밀도, 그래픽 품질, 실제 필드와 유사한 게임성, 운영 편의성을 앞세워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문 업체들이 프랜차이즈형 확장에 나서고 있고, 시뮬레이터·센서 기술을 고도화하며 시장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스크린골프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점도 시장 확장의 배경이다. 업계에서는 스크린파크골프 창업 비용이 시스템과 인테리어를 포함해 1억원 안팎 수준으로 형성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스크린파크골프가 주목받는 더 큰 이유는 ‘대체재’ 이상의 성격 때문이다. 야외 구장의 예약난을 덜어주는 보완재이면서, 동시에 계절과 기후에 흔들리지 않는 사계절형 생활체육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폭염과 장마, 한파와 미세먼지에도 이용할 수 있고, 시니어층은 물론 40~50대 직장인이나 가족 단위 고객까지 흡수할 여지가 있다. 특히 아파트 커뮤니티, 복지시설, 지자체 체육시설, 민간 연습장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스크린파크골프는 단순한 실내 놀이가 아니라 공급 부족 시대의 현실적 해법으로 읽힌다.

물론 과제도 있다. 스크린파크골프가 시장으로 자리 잡으려면 단순히 매장 수만 늘리는 데서 그쳐선 안 된다. 고령층 친화적 접근성, 직관적인 UI, 안정적인 센서 인식, 지역별 수요에 맞는 매장 규모, 공공형과 민간형의 역할 분담 등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야외 파크골프가 ‘구장 숫자 경쟁’의 국면에 들어섰다면, 스크린파크골프는 이제 ‘품질과 운영 모델’의 경쟁 단계에 들어서고 있는 셈이다.

결국 지금 파크골프 시장의 핵심은 단순한 인기 그 자체가 아니다. 급증한 수요를 어떻게 흡수하고, 공정하게 배분하고, 안전하게 지속시킬 것인가의 문제다. 야외 구장 확대는 여전히 필요하다. 그러나 당장의 예약난과 계절 편차, 지역별 공급 한계를 생각하면 스크린파크골프는 더 이상 부차적인 선택지가 아니다. 파크골프 전성시대의 다음 승부처는 ‘얼마나 많이 짓느냐’보다 ‘어떻게 더 쉽게, 더 자주, 더 공정하게 즐기게 하느냐’에 있다.

eddi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