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조→대체 선발→불펜?

키움 박정훈, 선발 전환 후 구속 저하

30일 KT전 2.1이닝 5실점 조기 강판

설 감독 “논의 후 2일 최종 보직 결정”

[스포츠서울 | 고척=이소영 기자] “선발로 계속 갈지, 중간으로 갈지 논의해야 할 것 같다.”

필승조에서 대체 선발로, 다시 불펜으로. 키움 박정훈(20)이 또 한 번 보직 이동 갈림길에 섰다. 최근 구속 저하가 이어지면서 활용 방안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 설종진(53) 감독은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투수 코치진과 상의해 원인을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도 키움은 롤러코스터 같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한때 5연승을 달리며 반등의 기미를 보였지만, LG전을 기점으로 8연패 수렁에 빠지더니 다시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31일 현재 20승1무34패. 최근 10경기 성적은 2승8패에 그친다. 승률은 4할 아래로 떨어졌고, 직전 KT와 주말 3연전마저 스윕패를 당했다.

박정훈의 보직 변경 여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올시즌 필승조로 출발한 박정훈은 지난달 7일 대구 삼성전부터 선발로 나섰다. 부상으로 이탈했던 하영민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였다. 현재는 안우진의 대체 선발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당시 설 감독은 “마운드 운영 면에서 성장했다”며 “속구뿐 아니라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며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다”고 선발 전환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에도 선발로 등판해 잠재력을 입증한 바 있다. 설 감독은 “정훈이가 농담으로 언제 선발로 나갈 수 있냐고 묻곤 했다”며 “그래서 열심히 던지면 언제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했다. 선발 기용은 늘 염두에 두고 있었다. 우연히 기회를 얻게 됐는데 잘해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선발 전환 이후 구속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고교 시절에도 150㎞가 넘는 강속구를 앞세워 기대를 모았는데, 최근 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0㎞ 중후반에 머물고 있다. 30일 고척 KT전에도 2.1이닝 5안타 4볼넷 1삼진 5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키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설 감독은 “구속 저하에 관해서는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나 역시 마음에 걸린다. 원인을 찾기 위해 코치진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선발을 계속 맡길지, 아니면 불펜으로 돌릴지 논의가 필요하다”며 “예전처럼 불펜으로 돌아가 1~2이닝 정도 짧게 던지면서 구속을 끌어올릴지, 현재 선발 로테이션을 유지할지 상의한 뒤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만약 박정훈이 불펜으로 재배치되면 안우진이 선발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안우진은 지난달 27일 손가락 물집 증세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설 감독은 “로테이션 일정까지 고려해 최종 보직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우진이가 돌아올 시간은 충분하다. 화요일(2일)에 최종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