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K 좀비는 여전히 진화하고 있다. 연상호 감독의 신작 ‘군체’가 개봉 14일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해 최고 흥행 속도를 기록했다. ‘부산행’으로 한국형 좀비 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던 연상호 감독은 ‘반도’를 거쳐 ‘군체’까지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며 자신만의 K 좀비 세계관을 확장하고 있다.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 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과 맞서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개봉 이후 무서운 기세로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고 있는 ‘군체’는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3일 기준 적 관객 수 404만3759명이 됐다.

이는 올해 개봉작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다. 특히 개봉 4일째 100만, 5일째 200만, 10일째 300만, 14일째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해 최단 기간 흥행 기록을 연이어 갈아치우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손익분기점인 300만 관객을 넘어선 뒤에도 흥행 탄력이 전혀 꺾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300만 돌파 이후 단 5일 만에 400만 관객을 넘어서며 장기 흥행의 발판까지 마련했다. 텐트폴 시장에 접어들기 직전 비수기로 꼽히는 초여름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입소문이 이어지며 흥행 열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군체’의 성공은 단순한 흥행 성적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연상호 감독은 2016년 ‘부산행’을 통해 ‘K 좀비’라는 장르를 대중화했다. 당시 ‘부산행’은 한국형 재난 영화와 좀비물을 결합한 신선한 시도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으며 K 좀비 열풍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2020년 ‘반도’를 통해 세계관을 확장했고, 이번 ‘군체’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업데이트되는 좀비’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군체’ 속 감염자들은 기존 좀비물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단순한 재난이 아니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며 생존자들을 압박한다. 감염자들이 학습하고 적응한다는 설정은 관객들에게 예측 불가능한 긴장감을 선사했고 익숙한 좀비 장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연상호 감독이 구축한 K 좀비의 특징은 단순히 공포에만 머물지 않고 극한상황 속 휴머니즘을 조명한다. ‘부산행’이 재난 속 인간 군상을 담아냈다면 ‘반도’는 폐허가 된 사회를 통해 인간성을 이야기했다. 이번 ‘군체’ 역시 극한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과 집단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장르적 재미와 사회적 메시지를 동시에 담아내는 연상호 감독 특유의 색깔이 관객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군체’의 흥행은 K 좀비의 강력한 경쟁력을 증명한다. ‘부산행’이 K좀비의 탄생을 알렸다면 ‘반도’는 세계관의 확장이었고, ‘군체’는 진화의 단계라 할 만하다. 개봉 14일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한 ‘군체’의 질주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연상호 감독이 또 한 번 써내려가고 있는 K좀비 성공기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sjay0928@sportsseoul.com

